원·달러 환율이 12일 장중 120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하면 달러 강세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코스피지수도 1.35% 하락하며 2900선이 위협받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20전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1198원80전에 마감했다. 작년 7월 24일(1201원50전) 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높다. 환율은 지난주에 비해 1원40전 오른 1196원으로 출발했다. 한국은행이 연 0.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인 오전 10시께 1200원40전까지 치솟았다. 장중 12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작년 7월 28일(1201원) 후 처음이다. 환율은 지난달 초 1150원 선을 맴돌았지만 갈수록 오름세를 보이면서 한 달 새 50원 가까이 뛰었다.

유로존 일본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영향을 받았다. 달러 인덱스는 9월 초 92.449에서 지난 11일 94.326으로 뛰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코스피지수는 1.35% 하락한 2916.38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901.51까지 급락해 2900선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8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4개월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는 12일까지 1조3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돌파한 데다 테이퍼링 임박과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원화가치가 실물경제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환율보다 다소 빠르게 상승했다”며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을 도모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구은서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