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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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주력 비대면 대출 상품의 신규 대환(갈아타기) 판매를 중단했다. 주요 은행이 대환대출을 막은 것은 국민은행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금융사들이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잇달아 대출금리를 올리고 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자 다른 은행에서 대출이 넘어오는 '풍선 효과'를 막겠다는 취지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오후 6시부터 '하나원큐 신용대출'과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대출 갈아타기를 중단했다. 판매 재개일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의 타행 대환대출을 일체 중단했다. 대환대출은 다른 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갚는 조건으로 새 대출을 내주는 것을 말한다. 대환대출이 중단되면 소비자로서는 기존 대출의 금리가 급격히 오를 때 다른 은행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드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은 타행의 대출 잔액은 줄이고 당행의 대출 잔액은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통상적으로는 금융사 간 대환대출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금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더 우선이다보니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올해 대출 증가율을 연 6%대로 묶어야 한다. 지난달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4.9%였다. 이미 대출을 중단한 농협은행(7.3%)을 제외하면 하나은행이 증가율 5.2%로 가장 높아 관리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줄줄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8월 말부터 신규 주택 대출을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지점별로 신규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한도를 월 최저 5~10억원으로 제한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중단 외에도 전세계약 갱신 건에 대해 전세대출 한도를 '전세보증금 증액 범위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부터 마이너스통장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