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암호화폐 거래소…英 "바이낸스 규제 어렵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규제하기 어렵다고 발표했다.

2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FCA는 지난 6월 바이낸스에 영국에서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이 복잡하고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바이낸스는 곧장 바이낸스의 영국 법인 바이낸스 마켓스 리미티드와 바이낸스가 별도 법인이라며 선을 그었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규제는 바이낸스 마켓스 리미티드를 향한 것으로 바이낸스의 서비스는 그대로 제공될 것"이라며 "FCA의 명령은 바이낸스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FCA는 바이낸스 본사 법인의 기업 구조와 운영 방식 등의 정보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정보 제공을 거부하자 FCA가 "바이낸스를 규제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이로써 영국에서 여전히 바이낸스닷컴을 통해 바이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FCA 발표를 두고 정부 규제 기관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를 단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가 소유권이 모호하고 기업 구조가 불투명한 데다 본사가 조세회피처 등 제3국에 있어 규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설립된 바이낸스는 본사가 어딘지 조차 불분명하다. 몰타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낸스는 탈중앙화 방식으로 전 세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며 "몰타에 본사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