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한양대와 함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18일 체결했다. 초거대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 설계된 AI를 뜻한다. KT 등은 올해 말까지 초거대 AI 언어모델을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KT에서 27년째 일하고 있는 김형중 차장(55)은 지난달 인공지능(AI) 개발자로 ‘커리어 2막’을 열었다. 그간 KT 수납지원센터에서 고객서비스(CS) 운영을 담당했지만, 이젠 정보기술(IT) 부문 AI 운영추진팀에서 장애 탐지 AI 모델을 만든다. 박정민 대리(26)도 같은 시기에 자리를 옮겼다. 현장 네트워크(NW) 운용부서에서 일하던 그는 구현모 KT 대표 직속 미래가치추진실에서 바이오 AI 솔루션 개발을 맡고 있다.이들은 모두 KT의 사내 AI 교육프로그램 ‘미래 인재 육성 프로젝트’ 2기를 통해 직무를 바꿨다. AI·클라우드 교육으로 비개발자를 개발자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이다. 나이, 직급, 전공, 현업 분야 등 선발에 기준 제한이 없다. 약 6개월 교육 기간엔 기존 업무에서 빼 전일 공부에만 집중하도록 지원한다.KT는 이 프로젝트를 지난해 시작했다. 1기는 64명이, 2기는 76명이 수료했다. 지난달 시작한 3기 과정까지 합하면 참여 직원이 200명에 달한다. 수료자 중엔 각 분야에 20여 년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도 있다. 2기엔 KT 사내 최고 전문가 등급을 받은 ‘마이스터’ 인력 3명이 참여했다. 김 차장도 지난해 CS부문 현장 전문가 ‘스타’에 선정됐다.교육 과정은 철저히 실무 기반으로 이뤄진다. 부문별 반을 나눠 운영하는 것도 그래서다. NW 부문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NW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엔진을 개발해보는 식이다. 교육 프로젝트 중 즉시 상용화 과제로 채택된 것도 많다. AI콘택트센터(AICC) 보이스봇 개발, 고객경험 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 추천, 무선 코어망 장애 예측 분석 자동화 등이 대표적이다.수료자들은 기업도, 직원도 서로 ‘윈윈’이라는 반응이다. 박홍석 차장(51)은 미디어운용센터에서 AI 스피커 기가지니 관련 업무를 하다가 AI 기술이 궁금해져 교육과정 2기에 참여했다. 수료 후엔 NW부문 AI 자동화개발 태스크포스(TF)에서 비정형데이터를 다룬다. 박 차장은 “AI 공부는 스스로에 대한 미래 투자이기도 해 공부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기존 사업 방향과 서비스 등을 알고 있어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직무 전환 후 새 부서에서 AI 교육을 추가로 받거나 독학 등을 통해 기량을 높이는 이들도 있다. 1기 교육생 중 한 명은 지난해 구글의 AI 경진대회 플랫폼인 캐글에서 마스터 등급을 받고 세계랭킹 290위에 올랐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KT가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빅데이터 기반 ‘KT 잘나가게 배달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KT 상권분석 플랫폼 ‘KT 잘나가게’를 통해 쓸 수 있다. 식당·베이커리·카페 등 업주들이 가게 주변 어느 곳에 배달 수요가 많은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준다. 지역별 주문 건수, 주문자 연령·성별, 주문 시간대, 일대 외식업 매출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약 주 1회 주요 정보와 상세 내용을 알 수 있는 링크를 문자 메시지로 보내준다. 별도 앱을 깔지 않고도 소상공인이 쉽게 활용하도록 했다. 건물 단위 상권 분석을 한 게 특징이다. 이종헌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 상무는 “같은 서울 강남역 일대라도 어느 건물인지에 따라 유동인구 동선과 특성이 다르다”며 “소상공인이 각자 딱 맞는 마케팅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분석 범위를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연말까지 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오는 9월부터는 점포 진단 서비스, 유선통화 분석 서비스, 대출 추천 서비스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서비스가 유료화돼도 핵심 기능 일부는 계속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라며 “연내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 사용자에게도 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1000개 이상을 받고 댓글이 수백 개씩 달린 글만을 모은 책이 나왔다.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사진)이 펴낸 《일의 격》이다. 일에 관한 주제 때문인지 책 앞면은 직장인 페친(페이스북 친구) 288명의 추천사가 즐비하다. 신 부사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책을 출간하고 싶다고 올리자 여러 직장인 페친이 응원과 추천글을 써줬다”며 추천사가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이 책은 신 부사장이 2013년 6월부터 페이스북에 올린 글 가운데 반응이 좋은 글 174편을 모았다. 신 부사장은 “일터에서 성장, 리더로서의 성공, 삶에서의 성숙에 대한 테마를 두고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매주 읽은 책, 만난 사람, 일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순간순간 메모해 뒀다가 주말에 한두 편씩 올린 글의 집합체다. 신 부사장은 “그동안 많은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났지만, 기록하지 않고 저장하지 않으니 기억에 없었다”며 “기록했더니 비로소 내 기억이 됐다”고 페이스북 글쓰기의 이유를 이야기했다.수많은 직장인이 그의 글에 박수치는 이유는 신 부사장의 다양한 경력에 있었다. 서울대 기계설계과를 나온 신 부사장의 첫 직장은 휴렛팩커드(HP). 박사학위의 필요성 때문에 대학원 진학 후 들어간 곳은 삼성SDS였다. 때마침 벤처 붐으로 직장 선배와 함께 창업하면서 스타트업의 어려움도 알게 됐다. 이후 SK 계열 정보보안회사에 들어가 대표이사까지 지낸 뒤 KT에 입사했다. 신 부사장은 “커리어의 대부분은 ‘내 뜻’이 아니라 ‘우연의 연속’이었다”며 “다양한 커리어 때문에 더 많은 직장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책 제목을 《일의 격》으로 정한 배경이 궁금했다. 신 부사장은 “서점가에 일에 대한 스킬·처세술만 가르치는 책이 넘쳐나는 게 안타까웠다”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어떤 태도로 일하는 게 좋을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일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욕심을 내는 품격있는 직장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다.이 책에는 신 부사장이 읽은 책의 내용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들려주는 부분이 많다. 가령 ‘보통 사람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란 주제에선 책 《성공의 공식 포뮬러》(한국경제신문)에 나온 ‘S(성공)=r(아이디어)Q(시도)’를 예로 들면서 누구나 꾸준하게 열심히 하다 보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천재가 아닌 보통 사람도 나이 들어 꾸준히 많이 쓰고 많이 시도하면 언젠가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방식이다.신 부사장은 경영자지만 한 주에 책 세 권을 읽는 다독가다.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많은 사람이 임원이 되고 승진할수록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데, 때론 ‘전략적 무능자’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무능이란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틈’과 ‘쉼’의 시간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 부사장은 주말이면 카페에 홀로 가서 한 주 동안 읽은 책을 정리하거나, 기억나는 경험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꼭 갖는다.‘일 전문가’ 신 부사장의 인생 2막 계획은 뭘까? “회사에 있을 땐 지금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거죠. 제 삶이 우연이었듯 인생 2막도 지금 열심히 하다 보면 또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부사장의 페이스북 직장인 팔로어는 1만9845명이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