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까지 덮치며 확산…물고기 폐사 등 피해 아직 없어
연일 폭염에 강화도 저수지도 '녹조현상'…관리당국 방제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국 곳곳 저수지에 녹조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인천 강화도 저수지에도 녹조가 확산해 관리 당국이 방제에 나섰다.

3일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옹진지사 등에 따르면 강화·옹진지사가 관리 중인 강화지역 저수지 17곳 중 고려·국화저수지 등 2곳에서는 지난달 내내 집중적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고려·국화저수지는 유효저수량이 각각 332만t, 105만t으로 이들 저수지 중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평년 여름철이면 종종 녹조가 발생하는데 지난달에는 확산세가 거셌다.

이들 저수지 2곳에는 지난달에만 녹조 제거제 1천240㎏을 살포됐는데, 이는 지난 한 해 살포된 180㎏보다 무려 7배가 넘는 양이다.

녹조가 확산하면서 저수지 물은 혼탁해져 짙은 초록빛을 띠었다.

물의 혼탁한 정도를 1∼10단계(단계가 낮을수록 탁함)로 분석하는 탁도계로 지난달 하순께 측정한 결과 고려저수지는 4단계, 국화저수지는 2단계에 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화·옹진지사는 이번 녹조가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인 '남조류'가 증식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남조류는 주로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 발생하며 물속 산소를 과다하게 소비해 수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연일 폭염에 강화도 저수지도 '녹조현상'…관리당국 방제
녹조의 원인으로는 짧은 장마로 비가 적게 내리고 폭염이 이어진 점이 꼽힌다.

실제 지난달 강화지역 누적 강수량은 83.9㎜로 지난해 같은 달 285.9㎜보다 200㎜가량 적었다.

지난달 일평균 최고기온은 30.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4도보다 무려 3.2도가 높았다.

다행히 현재까지 이들 저수지 2곳에서 녹조로 물고기가 무더기로 폐사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적기에 녹조 제거제가 살포돼 녹조가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화·옹진지사는 이달에도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 녹조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예찰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추가 녹조 제거제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저수지 14곳을 관리하는 강화군도 녹조 발생을 우려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녹조가 발생한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방제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강화·옹진지사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비축해 놓은 녹조 제거제를 다 소진할 정도로 녹조 확산세가 강했기 때문에 이달에도 예찰 활동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저수지 물은 농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강화지역은 농수 상당량을 한강 물로 충당해 녹조가 발생하더라도 농업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화지역에는 총 31곳의 저수지가 있으며 이 중 17곳은 강화·옹진지사가, 나머지 14곳은 강화군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에는 이들 저수지 중 고려저수지와 양오저수지 등 2곳에서 녹조가 발생했지만, 확산세는 크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