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비철금속 확보전…日 "2050년까지 100% 자급"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일본 정부가 해외 광산 확보 등을 통해 현재 50%인 비철금속의 자급률을 2050년까지 100%로 높여 완전 자급하기로 했다. 탈석탄화와 디지털화의 진전에 따라 비철금속 수요가 늘면서 국제적으로 자원확보 경쟁이 불 붙을 조짐을 보이는데 따른 대응이다.

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일본 기업이 지분을 갖고 있는 해외 광산을 포함해 비철금속의 자급률을 2050년까지 100%로 높이기로 했다. 2018년 기준 일본의 비철금속 자급률은 50.2%였다. 종전까지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자급률을 8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종합 자원에너지 조사회 자원·연료분과회 보고서'를 통해 "일본 기업이 보유한 해외 광산으로부터 조달하는 분량을 포함해 2050년까지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비철금속을 확보해야 한다"며 목표치를 높일 것임을 예고했다.

비철금속은 동, 납, 주석, 알루미 등과 같은 금속을 말한다. 산업의 기초소재에 활용되기 때문에 '베이스 메탈'로도 불린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와 같은 희속금속과 달리 매장량과 산출량이 풍부하고 정련이 비교적 간단하다.

하지만 탈석탄화와 디지털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비철금속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급이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에는 가솔린보다 동이 3배 가량 많이 사용된다. 통신기기용 장비에 들어가는 동 코일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4일 t당 7918.5달러(약 881만원)에 거래되던 국제 동 가격은 이달 1일 1만212.5달러까지 뛰었다. 탈석탄화에 따른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면서 비철금속 거래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비철금속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고 있어 자원 확보전에 뒤처지면 탈석탄화와 디지털화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본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

아쿠타 도모미치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수석 연구원은 "중국의 전기차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동 가격이 당분간 1만달러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자동차의 경량화에 사용되는 알루미 가격 등도 오르고 있어 당분간 비철금속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