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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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당대표 경선 일정 등을 확정했다. 예비경선을 통한 1차 컷오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당원 투표·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며 “다만 아직 출마자가 확정되지 않아 후보 등록 이후에 여러 상황을 봐서 정확한 컷오프 수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6∼8명 정도를 예비경선에서 탈락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일정도 정했다. 오는 5월 22일까지 출마 신청을 받고 6월 11일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당초 1억원이던 기탁금 규모는 낮추기로 했다. 당대표 후보에게 예비경선 시 4000만원, 본경선 시 4000만원 등 총 8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다만 당원 투표 비중은 이날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위원장은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것은 시일이 촉박해 상당히 어려운 면이 있다”며 “결국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해 전국위원회에서 확정짓는 부분이라, 오늘은 논의 내용 정도만 비대위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당대표는 당원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선출한다. 일반 민심보다는 당심이 중요 변수가 된다는 의미다. 50대 이상·영남지역 당원이 다수인 만큼 당심이 많이 반영될수록 중진·보수 성향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 때문에 민심과 당심 간 괴리로 차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대표는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대표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15 총선에서 중도 확장에 실패하며 대패했다. 당대표 경선 주자인 조해진 의원과 소장파인 하태경 의원 등은 “정권교체를 위해 현재 30%인 여론조사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은 기간 내 룰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여론조사 반영비율 확대를 반대하는 후보도 적지 않아 국민의힘 지도부 및 선관위가 개정을 밀어붙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당원투표 비중을 줄이자’는 의견에 대해 “당에 남아 있을 자격이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를 하면서 다른 당 지지자에게 의견을 묻지 않는다”며 “당원들 의사가 절대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전날 당대표 출마를 밝힌 주호영 의원 역시 “당대표는 당원 뜻이 많이 반영되는 구조가 옳다고 본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