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잘라내야 합니다!"




“이미 꽃망울이 졌는데 자르시네요!”

“네, 지금이라도 잘라주어야 잘 자란답니다.”



필자는 지금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봄맞이 준비라고 하니 매우 거창해 보입니다만 제가 가꾸는 정원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그 일은 화단에 떨어진 낙엽을 주워 태우고 과실수들은 웃자란 나뭇가지를 모조리 잘라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새싹이 움트기 시작한 나무는 가지에 남아 있는 지난 해 낙엽도 일일이 손으로 훑어 줍니다.



정원 정리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은 과실수 가지를 잘라내는 일입니다. 잘라내야 하는 가지는 작년에 과실을 수확한 후 새로 난 가지와 굵은 줄기에 <기생>하는 곁가지입니다. 이처럼 필자가 과실수 가지를 자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두말할 필요 없이 맛있고 튼실한 <열매>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튼튼한 몸, 즉 <나무줄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나무는 뿌리에서 흡수된 영양분으로 굵고 튼튼한 줄기를 만들어야 건강합니다. 그래야 <가뭄>과 <장마>, <태풍>에도 든든히 버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잔가지가 많이 나면 나무는 자신의 몸통인 줄기보다 새로 난 가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줄기의 영양분을 가지에 나누어 싹을 틔우려 합니다. 마찬가지로 열매도 잔가지만큼 열매 수는 많지만 굵기가 매우 작아지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잘라내야 합니다!"




때때로 우리 삶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한정된 시간에 너무나 많은 것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쌓아온 인맥으로 인해 쉽게 거절할 수 없는 많은 <약속>이 있습니다. 또, 원하지 않는 일이지만 지금까지 지켜온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해야 할 것 같은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취업을 위해서 지원직무와 관련이 없지만 준비해야 유리할 것 같은 <스펙>을 쌓기도 합니다. 직장인들은 <생존>과 <승진>을 위해서 부족한 시간을 쪼개면서 <제2, 3의 학습>을 자진하여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다시 정원으로 오겠습니다. 매실나무 가지를 자르려고 하니 이미 꽃망울이 맺혀 있습니다. <꽃망울>이 진 가지를 보니 가지치기에 늦은 시기가 더 미안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잘라내야 줄기와 열매가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보리수나무는 줄기 아래에 큰 가지가 자라 마치 줄기같이 보입니다. 역시 잘라내야 합니다. 보리수나무는 빨리 자르지 않으면 큰 <가시>를 돋우어 무척이나 위험한 가지가 됩니다.



흔해서 소중해 보이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삶과 주어진 시간과 사람들 중에서 꼭 필요한 가지치기가 있는지 생각해 보기를 청합니다. 어느 쪽이든 그 가지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잃게 하지는 않는지’가 생각의 핵심입니다. 우리 삶에 기생하는 잔가지가 있다면 마땅히 쳐내야 합니다.



잔가지를 방심했다가 우리 삶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가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201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