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보이지 않는 위험!
<프롤로그>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은 이제 일상(산업, 문화, 의료, 패션, 연애 방식)의 기존 방식을 파괴하고 엄청난 변화를 만들 것이다. 이어령 박사가 말한 것처럼 ‘생명화 시대’가 도래되면서 바이러스 앞에서는 정치 권력, 경제력, 국력도 무력해지고 개인의 몸 안에 있는 백혈구 면역력과 그 생명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영화 <데몰리션 맨(Demolition man), 1993>에서 미래사회는 범죄와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한 안전수칙과 사랑까지도 접촉 없는 사이버 방식으로 바뀐다. 이렇듯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 방식까지도 바이러스에 굴복하기 전에, 인류는 인문학적, 문명론의 성찰을 통해 해법을 찾고 존엄성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치명적 범죄와 전쟁, 그리고 바이러스는 파괴되어야 하지만 인간의 따뜻한 사랑과 아름다운 예술 그리고 소통을 통한 창의적 자산 창출은 영원히 생명력을 잃지 않고 지속해야 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보이지 않는 위험!
<영화 줄거리 요약>
미래 2032년, 도시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모든 범죄를 사라지게 했다. 하지만 21세기 최고의 악당이었던 ‘피닉스(웨슬리 스나입스 분)’가 냉동감옥에서 탈출하면서 질서는 엉망으로 변해버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경 레니나(산드라 블록 분)는, 1996년 피닉스를 체포했지만, ‘데몰리션 맨’이라고 불리는 난폭하고 능력을 갖춘 경찰 스파르탄(실베스터 스탤론 분)을 냉동감옥에서 가석방하여 악당을 진압시키기로 한다.

한편 냉동 상태에 있는 동안 피닉스는 전문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전문가가 되어 더욱 지능적 악당이 되었고, 스파르탄은 파괴적인 심성을 고치기 위해 뜨개질을 취미를 배우게 된다. 여경 레니나와 피닉스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스파르탄은 미래 도시의 지도자 콕토 박사의 무서운 음모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아직도 지하세계에서 인간의 주체적 삶을 살려는 저항정신을 가진 인간들을 청소하기 위해 고의로 냉동 죄수인 피닉스를 탈옥시켰으며, 동시에 스파르탄을 통해 피닉스를 견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악당 피닉스는 콕토 박사를 배신하고 자신을 따르는 악의 무리를 냉동감옥에서 탈옥 시켜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하지만 스파르탄의 활약으로 결국 악의 무리는 파괴되고, 지상 세계와 지하세계의 상생으로  전체주의 도시 LA는 더욱 인간적인 사회로 바뀌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보이지 않는 위험!
<관전 포인트>
A. 냉동감옥에서 탈출한 피닉스는 어떻게 무기를 구하게 되나?
과거의 무기가 전시되어있는 박물관에 가서 막강한 무기들을 대거 손에 넣게 된다. 그것은 모두 냉동상태에 있을 때 콕토 박사가 피닉스에게 재활 교육 대신 도시전투능력, 고문기술, 컴퓨터 조작술, 무기훈련, 무술, 살인능력, 폭발기술, 폭력 행동 등 온갖 살인기술과 컴퓨터 활용기술 주입을 통해 지하세계 인간들을 제거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B. 미래사회가 두 가지 사회로 철저하게 나누어진 배경은?
콕토 박사가 설계한 지상 세계는 자신의 독재적인 생각 즉, 인간에게 해롭다고 여겨지는 행위, 물건, 가치관을 일절 금지시키고 있으나 윤택한 삶과 평화가 보장되는 곳이다. 지하세계는 프랜들리가 이끌며 미래 문명과 지상의 풍요로운 식량을 포기해야 하지만,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사회로 운영되고 있다. 지상 세계의 운영방식은 영화 < 월드워Z(World war Z), 2013>에서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북한에서는 모든 국민의 치아를 뽑아서 전염을 막았다는 전체주의적인 발상과 유사하다.

C. 여자 경찰 헉슬리가 스파르탄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평소 자연스러운 인간다움에 호기심이 많던 헉슬리는,  미래사회 속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는 남자들의 무기력하고 나약함에 질려, 남자답고 거침없는 성격의 스파르탄을 좋아하게 된다.

D. 미래사회의 발전된 현상들은?
70년간 냉동 재활감옥복역 명령을 받았던 스파르탄은 냉동 후 36년 만에 사회로 복귀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적응이 어렵다
@화장지 대신에 3개의 조개껍데기를 통해 용변 처리
@자율 주행 자동차와 최첨단 거품 에어백으로 자동차 사고 시 생존 가능
@욕설을 했을 때 수시로 청구되는 자동벌금 고지기
@신체적 접촉을 통하지 않고 VR 헬멧을 쓰고 뇌파를 활용한 자극 방식으로 하는 위생적인 사이버 섹스
@강력범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경찰들은 매뉴얼대로 하다가 피닉스에게 전멸
@전염병 이후 인류멸망이 두려워 신체접촉을 금지하고 아이들은 인공수정으로만 생산

E. 이중인격의 독재자 콕토 박사는 어떻게 되나?
피닉스에게는 콕토 박사가 자신을 살해할 수 없게 프로그래밍해두었지만, 교활한  피닉스는 자신의 부하에게 총을 주고 자기 대신 콕토 박사를 살해하게 한다.

F. 영화의 엔딩은?
콕토 박사를 제거한 피닉스는 냉동감옥에서 80명의 살인범을 해동하여 자신의 왕국을 세우려 한다. 스파르탄은 치열한 격투 끝에 그를 다시 냉동시키고 발로 차서 그를 파괴해 버린다. 콕토 박사가 없어진 지상 세계와 지하세계의 리더들이 서로 만났을 때 스파르탄은 “당신은(지상 세계) 더 더러워지고, 당신은(지하세계) 더 깨끗해지시오, 그 중간은 모르겠소. 당신들이 알아서 하시오”라는 솔로몬의 해결법을 제시한다. 또한 서로 깊게 사랑하게 된 스파르탄과 레니나는 과거식의 키스를 하며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보이지 않는 위험!
<에필로그>
잦아진 신종 전염병 출현으로 산업과 일상생활 모든 부문에서 경기 침체를 겪지만, 음식배달과 드라이버 스루 카페, 자동차 극장과  인터넷 쇼핑, AI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것은 접촉을 통한 감염을 피하기 위한 생존방식의 변화일 것이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비대면 방식의 소통만으로는 중요한 사안들을 해결할 수 없다. 크게는 국가 간의 분쟁과 갈등, 기업의 비즈니스와 혁신 저하, 개인 간의 협력과 친밀관계 약화를 일으킬 수 있기에 하루속히 모든 노력을 기울여 보이지 않는 위험인 바이러스의 공포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류사회는, 인간의 오만함과 탐욕에 대한 ‘자연의 복수’라고 말하는 기후변화와 총, 균, 쇠의 역습, 그리고 핵전쟁과 같은 재앙으로부터 계속 위협받을 수 있기에 초국가적 협력과 초인류적 박애정신을 통해 절체절명의 위기 시대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