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게 된 영화관들이 임차료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상영관협회는 30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영화관이 입점한 건물주에게도 임대료 인하 시 세금 혜택을 주는 등 임대료와 관련한 지원책에 영화관을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임차료 부담을 낮춰주는 정책이 공론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수혜 대상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한정하고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영화관은 대기업군에 속한다는 이유로 각종 지원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영화관들이 임차료를 낮추기 위해 건물주와 협상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를 받아주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기업 여부를 떠나 영화관에도 임차료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방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관이 입점한 건물주들에게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줄 것도 촉구했다. 협회는 “영화관이 붕괴했을 때 주변 상권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해 코로나19가 극복될 때까지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 달라”며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조치만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극장업계에 따르면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의 올해 적자 규모가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자료를 통해 CJ CGV의 올해 적자 규모를 3550억원으로 추정했다.

CJ CGV 관계자는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현재 8개 지점의 운영을 잠정 중단했지만 임차료는 여전히 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경영난으로 일부 지점을 폐쇄했거나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