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마련의 첫걸음은 청약이다. 일반적으로 청약통장을 써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민간 건설사가 짓는 민영주택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공급하는 공공주택은 당첨자 선정 방법이 조금 다르다. 민영주택은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양가족 수 등을 고려해 점수(가점)를 계산한다. 반면 국민주택은 청약통장 납입액, 납입 횟수 등에 따라 높은 순(순위순차제)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민영주택의 당첨자 선정 방식인 청약가점제는 84점이 만점이다.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 이후부터 계산한다. 기본점수 2점에서 1년이 경과할 때마다 2점씩 더한다. 최대 15년이 지나면 최고점인 32점을 받는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만 18세부터 점수를 계산한다. 최고점은 15년 이상 통장에 가입한 경우 받을 수 있는 17점이다. 부양가족은 청약 신청자(세대주)의 세대원인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부모와 자녀)까지만 인정한다. 7인 가구가 최고인 35점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만 39세인 4인 가구 세대주가 받을 수 있는 가점 최고점은 57점이다. 무주택 기간에서 20점(9년), 통장 가입 기간에서 17점(15년 이상), 부양가족 수에서 20점(4인 가구)을 받을 수 있다.

가점제 단지는 청약점수에 따라 적당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인기 지역에서 공급하거나 분양가가 저렴한 아파트일수록 고가점자가 몰려 당첨 커트라인(최저점)이 높아진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선호 지역에서는 올 들어 평균 커트라인이 60점을 훌쩍 넘었다. 30대 청약자는 세대원이 5명 미만이면 당첨되기 힘들다. 수도권 외곽 지역이나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간혹 가점 커트라인이 10점을 밑돌기도 한다.

공공주택 청약에서는 통장에 납입하는 금액을 월 10만원까지만 인정한다. 가능한 오랜 기간 동안 다달이 10만원씩 꾸준히 납입한 사람이 유리하다. 전용면적 40㎡ 이하 공공주택은 납입 횟수를 기준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매달 10만원씩 10년간 납입한 청약통장 가입자보다 매달 2만원씩 11년간 납입한 가입자가 아파트를 분양받기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