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미국 전용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가 월 기준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텔루라이드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9697대의 텔루라이드를 판매했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달(6075대)보다 59.6% 급증했다. 기아차 모델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텔루라이드는 지난해 2월 출시됐다. 한국에선 판매되지 않는다.

텔루라이드의 힘…기아차 美 질주
텔루라이드는 출시되자마자 미국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차급(현지 기준 mid-size suv)인 데다 세련된 디자인, 넓은 실내 공간, 강력한 주행 성능이 입소문을 탔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내놓은 쟁쟁한 모델과 경쟁하며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지난 1년9개월간 누적 판매량은 11만4916대에 달한다. 아직도 수요에 비해 생산이 부족할 정도다.

텔루라이드의 경쟁력은 각종 수상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 상을 받았다. 이 상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불리는 ‘2020 북미 올해의 차’에도 선정됐다. 지금까지 받은 상만 해도 70개가 넘는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선정한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중대형 SUV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텔루라이드를 포함한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5만609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5만7대)보다 12.2% 증가했다. 10월 기준으로는 1994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최대 판매량이다. 텔루라이드 외에 쏘렌토와 스포티지 등 다른 SUV 판매도 크게 늘었다. SUV 판매량은 전년 동월(3만975대) 대비 15.9% 늘어난 3만5902대를 기록했다. 세단 판매도 나쁘지 않았다. 준중형 세단 K3와 중형 세단 K5는 각각 8107대, 7783대 팔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844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5만9029대) 대비 1.0%가량 줄었다. 아반떼(1만1067대)와 투싼(1만898대), 싼타페(9072대) 등이 고루 팔렸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을 더하면 11만4543대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5.1% 늘었다.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한동안 미국에서 부진했는데, 텔루라이드 등 SUV 라인업이 탄탄해지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선방하고 있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