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커노샤행 강행…'발등에불' 바이든은 피츠버그 출격 맞불

'폭력시위' 부각 트럼프, 바이든에 "지지율 곤두박질에 지하실서 나와" 조롱
바이든 "트럼프가 폭력 조장" 반격…인종차별 항의 시위사태 대선 뇌관 부상

인종차별 항의 시위 사태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간 대치 전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남성 제이컵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의 총격 이후 격렬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사건 발생지 위스콘신주 커노샤 방문을 강행,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그동안 현장 행보를 자제해온 바이든 대선후보는 경합주 지지율 격차가 좁아지며 캠프내 긴장이 조성된 가운데 '두문불출' 행보에서 벗어나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로 전격 출격, 맞불성 메시지를 던지며 역공에 나선다.

'법과 질서'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과 '인종적 정의'를 내세워 현 상태에 대한 책임론으로 반격에 나선 바이든 후보의 프레임 전쟁이 격화되며 이 문제가 대선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커노샤에 주방위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집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커노샤는 없었을 것"이라며 "엄청난 사망과 부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법 집행관과 주 방위군에게 감사하길 원한다"며 "나는 화요일 여러분을 볼 것"이라고 이튿날 커노샤 방문 일정을 확인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위스콘신 커노샤에 갈 것이다.

대통령은 위스콘신 주민들을 사랑하며 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주를 통합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다만 백악관이 블레이크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를 방문, 법 집행관들을 만나고 최근 폭동으로 인한 피해를 점검할 것이라는 일정이 공개되자 커노샤 시장과 위스콘신주 주지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상황만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도 전날 밤 성명에서 도시가 '파손됐다'는 점에 방점을 두며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 방문해 위대한 도시가 치유되고 재건되는 걸 돕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에 초점을 두고 바이든 후보와 '폭력 시위 세력'을 연계시키며 이념공격도 이어갔다.

그는 트윗에서 "느린 조 바이든은 언제 무정부주의자, 안티파(극좌세력)의 폭력배들과 선동가들을 비판할 것인가.

그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범죄로 들끓는 민주당 도시·주 들에 언제 주 방위군을 불러모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진보 세력을 의식한 나머지 범죄에 유화적이라는 주장을 거듭 폈다.

이에 맞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 방문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피츠버그를 방문,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의 조장자라는 점에서 폭력을 멈출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역공에 나설 예정이라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이슈를 재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핵심 포인트로 삼으려는 가운데 트럼프 본인이 지난 4년간 폭력을 조장한 당사자이니만큼 어떤 사람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도시에서 발생한 폭력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바이든 후보가 '당신은 도널드 트럼프의 나라에서 안전한가'라는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 캠프가 현재의 긴장과 불안이 트럼프 대통령이 심어놓은 분열과 문화 전쟁의 불가피한 결과라는 '그림'을 통해 바이든 후보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후보가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관한 공격에 방점을 뒀던 바이든 후보는 무게중심을 이동, 인종차별 시위 사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모양새이다.

바이든 후보가 이처럼 현장에 출동,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데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맹추격하며 격차가 좁혀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둔 '로우키 행보'를 보여온 바이든 후보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그동안 바이든 후보를 향해 '지하실에 머무르고 있다'고 공격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트윗을 통해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바람보다 더 일찍 지하실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그의 사람들이 그에게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조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