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IS와의 전쟁 초기 수준으로 줄이기로
"이라크 주둔 미군 3분의1 감축…트럼프, 치적으로 자랑할듯"
미국 국방부가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을 3천500여명으로 감축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 5천200명 중 3분의 1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복수의 미 정부 관리는 WSJ에 국방부가 앞으로 2∼3개월 동안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남은 병력은 미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초기 단계였던 지난 2015년 수준이다.

국방부는 중국으로 초점을 이동하면서 오랫동안 중동 지역 병력 감축을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이라크에 상당 규모의 병력을 남긴 것은 지난 2011년 완전 철군이 IS의 발호로 이어졌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라크에 남는 3천500명의 병력은 인접 시리아에서도 작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규모라고 국방 관리들이 설명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아직 IS 잔당이 활동 중이다.

이번 감축 결정은 미국과 이라크 모두 국내에서 정치적 압력을 받는 가운데 내려진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3분의1 감축…트럼프, 치적으로 자랑할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까지 중동에서 미군 감축의 성과를 보여주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리들이 WSJ에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끝없는 전쟁'의 마무리로 가는 진전이라고 자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라크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독일에서의 비슷한 결정도 함께 거론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라크에서의 미군 병력 감축은 예상됐던 수순이다.

미국과 이라크는 지난주 공동성명에서 미국 등 연합군 임무의 초점을 IS와의 전투에서 이라크군 훈련과 장비 보강 쪽으로 옮기고 있다며 "이라크로부터의 재배치"를 포함한 기술적 논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도 최근 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우리는 이라크에서 영원히 엄청난 규모의 병력을 유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더 줄이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향한 로켓포 공격을 늘린 것도 감축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