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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이익공유제 하자는 정치인·관료들, 본인 월급도 공유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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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시내 5개 도시가스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초과이익공유제’라는 실험적인 이익 배분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5개 업체 중 수익을 많이 낸 회사의 이익금 30%를 징수해 이익이 적은 업체에 넘겨주는 방식이다.

    사업권역이 정해져 있지만 사실상 독점사업인 데다 공공요금으로 분류되는 도시가스 사업에 서울시가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가스요금 조정이나 공급망 이상 문제가 아니라 사업자들 수익 처리에 관여하고, 이익공유까지 강제하는 것은 과잉행정이다. 가스업체 수익은 인력 운용의 효율성, 배관과 시설 관리의 노하우 등 업체마다 경영 노력의 결과물이다. 원가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만 해도 업체마다 최소 32%~최대 41%로 차이가 적지 않은 게 엄연한 현실이다.

    권역별 영업특성이 차이 난다 해도 머리를 짜내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을 내는 업체의 이익금 30%를 그렇지 못한 회사로 넘겨주라고 하면 누가 힘들게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려고 하겠는가. 이익을 공유하게 하면 업체들은 요금인상이라는 손쉬운 길을 모색하기 마련이다. 행정력을 내세워 이익공유를 강제하고 이로 인해 가스요금이 오르면 결국 국가기관이 가격담합을 조장하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 과거 소주값 일괄 인상에 따른 가격담합 처분이나 은행들의 CD금리 담합 논쟁 같은 비생산적 논란도 ‘선의의 행정지도’가 문제의 발단이었다.

    반(反)시장 조치로 원가경쟁 동기를 막아버리면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도시가스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시가 이익공유제를 강행한다면 비슷한 여건의 경기도와 인천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정적인 배관 투자 등의 과제가 있다면 업계 스스로 ‘발전기금’ 같은 것을 조성하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굳이 이익공유제라고 하지 않아도 민간의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들 간에는 성과를 나누는 생태계가 자연스레 형성돼 있다. ‘이익공유’ ‘기부’ 같은 용어가 법과 행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익공유를 외치는 정치인과 관료들은 본인의 급여도 기꺼이 공유할 의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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