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검사기관은 인력 보충·관리해달라"
"코로나19 '가짜양성'은 업무과중 탓…검사인력 피로 누적"
방역당국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위양성'(가짜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른 데 대해 검체 처리 과정에서 생긴 오류일 뿐 검사 시약 등 시스템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제한된 검사인력이 많은 수의 검체를 취급하면서 누적된 피로도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지만, 진단 검사 자체의 신뢰도가 의심받을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광주에서 중·고교생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이후 시행된 검사에서 잇따라 음성 판정을 받았고, 충남 논산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이던 의심 환자 1명이 추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례에 대해 "전체 검사의 신뢰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검사 업무량이 늘어남에 따라 피로도의 누적으로 오류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코로나19 누적 검사 인원은 현재까지 약 110만 명이며 지난주엔 약 9만 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검사기관에서는 검사 담당 인력들의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도록 인력에 대한 보충과 관리도 해 달라고 요청한다"며 "방역당국도 진단검사의학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해 검사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검사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 역시 "현장 점검 결과 전반적인 검사의 관리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객담(가래) 검체를 취급하는 데 1명의 인원이 많은 수의 검체를 처리하면서 오염에 취약한 부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검사시약 등 시스템 요인은 전혀 아니다"라며 "양성 검체를 다루고 나서 음성 검체를 처리할 때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오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검체를 처리하는 손에 약간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런 경우 인지하지 못하고 다음 검체를 처리하면 검체 자체가 오염되는 경우가 생긴다"고 부연했다.

그는 검사 인력의 업무 과중과 관련, "검사 인원은 100만명을 조금 넘지만 민간의료기관의 검사 건수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208만3천750건을 기록했다"면서 "일일 검사 건수도 대구 신천지 관련 사태 때 하루 최고 2만4천건 정도였다면 현재 최고 3만6천건 이상의 검사가 의뢰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주 방역당국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검사 전문 의료기관들에 대한 현장 점검을 통해 검체 관리와 검사과정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