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0명 청정지대' 주장 北, 바닷길까지 봉쇄 방역 나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0명인 청정지대'라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바닷길까지 막으며 코로나19 초특급 방역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 등에 따르면 황해남도 강령군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바다를 낀 해안연선(연안)과 해상을 완전 봉쇄하기 위한 사업을 빈틈없이 짜고들고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특히 강령군에 대해 "자연지리적 특성으로부터 코로나19가 들어올 수 있는 위험성이 그 어느 지역보다 크다"면서 "해상을 통한 외부와의 접촉을 전면적으로 차단·봉쇄하기 위한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황해남도 남부에 자리한 강령군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반도 지형으로, 서쪽의 황해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성행하는 지역이다. 남쪽으로는 NLL과 가깝다.

이번 조치는 남과 북 해상을 모두 넘나들며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으로부터 코로나19의 유입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일 조선중앙TV에서 자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첫 발표한 뒤 한 달이 지난 이날까지도 '청정지대'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만 최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이 전염병(코로나19)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경우 초래될 후과는 심각할 것"이라며 '초특급 방역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지시 이후 수도 평양에서도 '방역 총력전'이 펼쳐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대내용 라디오 평양방송에 따르면 평양시에서는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가운데 구역·동 단위로 '규찰대'(단속반)까지 꾸려졌다.

평양시 지하철에서는 전동차와 역사에 대한 전면적인 소독작업이 진행됐으며,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에서도 운전기사와 차장들까지 모두 방역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옥류관, 청류관 등 시내 인기 음식점들에서는 비접촉 체온계를 구비해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으며 평양제1백화점, 대성백화점 등 대형상업시설에서는 매일 직원들에 대한 검진과 상품에 대해 소독을 하고 있다고 북한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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