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되면서 훈풍이 예상됐던 올 상반기 글로벌 경기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아직까지 급격한 동반 침체 신호는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코로나 쇼크'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한국, 일자리 7만8000개 줄어들 것"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는 여느 다른 바이러스 유행 때보다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무디스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국의 생산 및 소비가 빠르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기준 컨테이너 물동량은 35만 개 이상 줄었고 선박업체는 매주 3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중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5%로, 1992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3년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16%가량으로 네 배 늘었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 다른 국가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이 가장 경제적 타격을 받기 쉬운 나라 중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탓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對)중국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내수가 위축됨에 따라 1분기 성장률이 최고 0.7%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수준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한다는 것을 전제로 분석을 내놨다. 그 결과 8조원의 생산이 줄고 7만8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로 낮췄다. 홍콩과 일본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도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과 교역량이 많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분기 이후엔 영향이 줄어들면서 올해 전체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라며 “글로벌 증시도 단기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영국을 포함한 유럽 증시는 저평가돼 있는 만큼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