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어 일본 NTT도 첫 참가…"5G 소개→실제 케이스로 진화"

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 개막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인근 하늘에 '5G가 비상한다(5G is taking flight)'라는 글자가 새겨졌다.

인시고(inseego)라는 5G 디바이스-클라우드 업체가 5G 이동통신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기 위해 새긴 것이다.

작년 CES가 5G가 무엇인지, 어떤 것에 활용될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데 그쳤다면, 올해 CES는 이를 넘어 산업 전반에 5G가 스며든 모습이 보여줬다.

5G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통신단말뿐만 아니라 각종 미디어·모빌리티 등 5G를 활용한 상용 케이스가 등장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CES 곳곳에 스며든 5G…통신 너머 미디어·모빌리티로 확장
◇ 5G 스마트폰부터 태블릿·노트북 잇달아 공개…통신사도 참여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보통 자체 행사나 모바일 전시회인 바르셀로나 'MWC 2020'에서 신제품을 공개한다.

하지만 올해는 전통적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다양한 5G 단말이 공개됐다.

중국 TCL은 회사 최초로 5G 스마트폰 'TCL 10 5G'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카메라 구멍을 남기고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웠고, 후면에는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했다.

2분기 중 북미 지역에서 500달러 내외에 판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5G 스마트폰을 전시하는 데 더해 업계 최초로 5G를 지원하는 태블릿 '갤럭시탭S6 5G'를 공개했고, 레노버도 최초로 5G를 지원하는 노트북 '레노버 요가 5G'를 공개했다.

5G와 접목될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TCL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 여러 종을 선보였고, 델은 접히는 노트북 '콘셉트 오리'와 '콘셉트 듀엣' 시제품을, 레노버는 13인치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노트북 '씽크패드X1 폴드'를 공개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은 7.8인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 스피커 '미라지'를, 중국 업체 원플러스는 제품에 후면 카메라를 숨기는 기술을 공개했다.

다음 달 MWC를 앞둔 상황이어서 많은 수는 아니지만, 통신사들도 CES에 뛰어들었다.

업종 경계가 무너지는 IT 전시회에 참여해 통신 외 먹거리를 발굴하고 다른 업계와 융복합에 나서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CES에 참여한 통신사 중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차려 스포츠 멀티뷰, AR 콘텐츠 등 5G 기반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본 NTT 역시 올해 CES에 처음 참가했다.

NTT는 작년 5월 공개한 네트워크 구상인 'IOWN(Innovative Optical and Wireless Network)'과, 미국 자동차 경주대회 '인디카'에 들어간 자사 스마트 플랫폼을 소개했다.

NTT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시와 스마트 시티 사업을 함께 하고 있어 올해 CES에 참가하게 됐다"며 "5G를 기반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이 변화하고 스마트 시티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는 5G 기반의 'IoT 팩토리'를 선보이면서 음식 서비스부터 헬스케어, 농업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CES 곳곳에 스며든 5G…통신 너머 미디어·모빌리티로 확장
◇ TV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게 '5G' 기반
개인용 단말뿐만 아니라 TV와 커넥티드카 등에서도 5G 기반의 기술과 서비스가 이번 CES 전시 테마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5G-8K TV'를 공개했다.

5G-8K TV는 SK텔레콤의 5G 데이터 분산처리 기술인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를 기반으로 삼성 8K TV에서 8K 초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직수신하는 환경을 구현했다.

소니는 최근 미식축구 경기에서 5G를 이용해 NBC 스포츠 및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공동으로 진행한 스포츠 라이브 영상제작 관련 기술검증 실험 성과를 소개했다.

CES에서 많은 관심을 끈 모빌리티 역시 5G를 기반으로 했다.

자율주행 차량은 지연 시간이 10ms(0.1초) 이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5G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이 CES에서 발표한 자율주행차는 결국 5G가 기반이 된 것이다.

소니가 공개한 전기차 '비전-S' 역시 마찬가지다.

소니는 "비전 S의 소프트웨어와 AI 및 센서 기능이 5G망과 연계되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부문의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퀄컴은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라이드'를 공개하며 모빌리티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5G 기반의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 2020'을 함께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CES에 업계 경계가 무너졌지만, 올해는 5G를 기반으로 한 업종 간 융복합이 더욱 활발하다"며 "작년 CES가 5G의 이점을 소개하는 자리였다면, 올해 CES는 발전된 이해도를 바탕으로 5G가 다양한 분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