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이 소송 상대측에 권총 발사…본인도 경찰 총 맞아 숨져
10년간 송사 비극적 결말…태국 법정서 총기사건 3명 사망
땅 문제를 놓고 10년간 법적 다툼을 벌여 온 전직 경찰관이 법정에서 소송 상대측을 총으로 쏴 두 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총에 맞아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13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찬타부리주 한 법정에서 경찰 출신 타닌 찬트라팁이 소송 상대방인 반차 포라미사나뽄 일행과 언쟁을 벌이던 중 갑자기 권총을 꺼내 발사했다.

이들은 당시 법정에서 재판장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반차와 그의 변호인 한 명이 총에 맞았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반차는 쌀 고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한 적이 있는 유명 변호사라고 언론은 전했다.

그의 아내와 다른 변호인 한 명도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총을 쏜 타닌은 법정 근무 중이던 경찰의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뒤 결국 목숨을 잃었다.

법원 대변인은 양측이 지난 10년간 땅 문제를 놓고 각종 민사·형사 소송을 벌이면서 다툼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법원과 경찰은 현재 타닌이 어떻게 법정 안으로 권총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었는지와 이 과정에서 법원 관계자의 도움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법원행정처 사라웃 벤차꾼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원 보안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히고, 감시 카메라와 무기 탐지기에 대한 점검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태국 전역 275개 법정에 현재 35명에 불과한 법원 집행관이 내년까지 300명으로 증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기 소지 허가국인 태국에서는 법원 내 총기 사건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이달 초에는 미국인이 포함된 마약사범 세 명이 재판을 받으러 도착한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권총으로 호송 경찰을 위협한 뒤 법원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타고 달아나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