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 "바그다디 제거가 시리아 철군 피해 상쇄 못 해"

미 육군 특수부대가 이슬람 테러 집단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함으로써 IS에 타격을 가했지만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으로 억류 중이던 IS 포로들이 대거 탈주함으로써 IS 전력이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고 포린폴리시(FP)가 시리아 현지 민병대 및 미군 소식통들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수괴 잡았지만 트럼프 철군에 IS 전력은 오히려 보강"
FP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군 결정과 함께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를 공격하면서 수백명의 IS 포로들과 그 가족들이 탈주했으며 그동안 조용했던 시리아 북부지역이 다시금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직 수천 명의 IS 전사들과 그 가족들이 현지 쿠르드 민병대의 허술한 경비 속에 억류 중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소재 근동정책연구소의 데이너 스트라울 선임연구원은 FP에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것을 악화 시켜 놓은 상황에서 (바그다디 제거) 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게 놀랍다"면서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이 알카에다의 소멸로 이어지지 않은 것처럼 바그다디의 제거가 IS의 최종적 종말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리 출신의 스트라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당국의 평가를 거부하고 기밀 정보를 흘리는가 하면 시리아 철군과 같은 예기치 않은 결정을 내렸으며, 또 이라크를 무시하는 등 시리아 현지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작전이 단행됐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쿠르드군(시리아 민주군, SDF)을 사실상 저버리는 단계에서 SDF의 도움으로 바그다디를 제거하는 성과를 올렸다는 것이다.

스트라울은 시리아와 이라크 주둔 미군과 이라크 정부, 그리고 미군의 요청으로 SDF가 운용해온 현지 정보망이 이번 작전의 토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FP는 관리들과 전문가들을 인용, 바그다디의 제거는 수년간 그를 추적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그 안보팀의 승리지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군 철수 결정이 초래한 피해를 상쇄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해 바그다디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IS의 저항이 격렬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군 철수 결정으로 '배반'당한 것으로 알려진 SDF는 바그다디의 소재 파악을 위해 지난 5개월간 미정부와 협력해왔으며 (미국)외 외부인으로는 마즐룸 아브디 SDF 총사령관이 유일하게 작전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FP는 전했다.

마즐룸은 "성공적이고 역사적인 작전이 미국 정부와의 정보 공조 덕분에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바그다디 제거 작전이 터키의 전격적인 시리아 침공으로 약 한달간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한 고위 미관리는 "만약 지상에 지원 세력이 없었다면 델타 포스의 이번 작전은 극도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을 간접 비판했다.

이 관리는 바그다디의 죽음은 거점 상실과 함께 IS에는 타격이지만 IS와의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시리아 주둔군 철수로 인해 우리는 오히려 덜 안전해졌다"고 꼬집었다.

SDF 총사령관 마즐룸은 한편으로 SDF 정보부대와 미군이 바그다디 제거 작전과 별도로 바그다디의 오른팔인 아부 알-하산 알-무하지르 IS 대변인 제거 작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미관리들은 그러나 이 작전을 확인하지 않았다.

미관리는 터키는 이번 작전에 아무런 도움도 제공하지 않았으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작전을 사전에 통보했다면서 그러나 정보 유출을 우려해 바그다디가 목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라크 정부가 바그다디의 정확한 소재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관리는 미국 등이 사전에 정보망을 쳐놓은 곳에 바그다디가 출현한 것이 단서가 돼 작전이 이뤄진 것으로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