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이익 반토막'에도 3천억 배당한 시몬느에 무슨 일이 …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대주주 블랙스톤 '달래기'
토리버치·버버리에 공급 유명세
중국·베트남 등 해외사업 적자에
영업이익 줄고 현금성자산 급감
토리버치·버버리에 공급 유명세
중국·베트남 등 해외사업 적자에
영업이익 줄고 현금성자산 급감
▶마켓인사이트 6월 19일 오전 6시12분
연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핸드백 제조업체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시몬느)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이런 가운데 3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배당을 단행했다. 이 회사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이 기대하는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는 데 따른 보상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등 해외사업 부진에 ‘발목’
시몬느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마크제이콥스, 버버리 등에 핸드백을 생산해 공급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다. 1987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창업한 뒤 미국 DKNY를 무작정 찾아가 공급권을 따낸 박은관 회장(사진)의 일화는 유명하다.
시몬느는 지난해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매출은 9559억원으로 2017년 1조95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775억원에서 827억원, 순이익은 1307억원에서 638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17.6%에서 지난해 8.7%로 떨어졌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400억원에서 4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보유 매출채권은 두 배로 늘어났고, 단기차입금도 일부 증가했다.
해외사업 부진이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광저우법인은 매출이 1017억원에서 429억원으로 급감하며 적자전환(40억원 규모)했다. 흑자를 내던 베트남법인도 적자로 돌아섰다. 캄보디아법인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블랙스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중국과 베트남공장에서 예상치 못한 운영상 문제가 발생한 것이 주요 손실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스톤, 투자금 30% 배당으로 회수
이런 가운데서도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지난해 30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했다. 지난해 정기배당으로 1350억원, 중간배당으로 1579억5500만원 등 총 2929억원을 썼다. 2929억원 중 박 회장 등 지배주주가 1812억원을, 블랙스톤 측이 878억원을 가져갔다. 878억원은 블랙스톤의 투자원금 대비 약 30%에 해당한다.
시몬느는 2015년 글로벌 PEF 블랙스톤에 지분 30%를 내주고 약 3000억원을 유치했다. 대주주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종전 88.9%에서 61.9%로 줄었다. 업계에선 시몬느가 블랙스톤의 출구전략(투자회수)을 도우려 대규모 배당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 출구전략으로 이용되는 IPO 등이 현재 진행되고 있지 않아서다.
블랙스톤 관계자는 “배당은 작년 상반기에 이뤄졌고, 손실은 주로 하반기에 발생했다”며 “내부 현금이 많아 2017년 말에 배당을 결정했는데 이후 이렇게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을 당시엔 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는 실적이 다시 반등하고 있고, 대주주 박 회장 측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몬느 관계자는 “인건비가 오르고 인프라 비용이 증가하는 등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국 사업 규모를 줄여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연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핸드백 제조업체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시몬느)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이런 가운데 3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배당을 단행했다. 이 회사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이 기대하는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는 데 따른 보상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등 해외사업 부진에 ‘발목’
시몬느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마크제이콥스, 버버리 등에 핸드백을 생산해 공급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다. 1987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창업한 뒤 미국 DKNY를 무작정 찾아가 공급권을 따낸 박은관 회장(사진)의 일화는 유명하다.
시몬느는 지난해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매출은 9559억원으로 2017년 1조95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775억원에서 827억원, 순이익은 1307억원에서 638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17.6%에서 지난해 8.7%로 떨어졌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400억원에서 4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보유 매출채권은 두 배로 늘어났고, 단기차입금도 일부 증가했다.
해외사업 부진이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광저우법인은 매출이 1017억원에서 429억원으로 급감하며 적자전환(40억원 규모)했다. 흑자를 내던 베트남법인도 적자로 돌아섰다. 캄보디아법인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블랙스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중국과 베트남공장에서 예상치 못한 운영상 문제가 발생한 것이 주요 손실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스톤, 투자금 30% 배당으로 회수
이런 가운데서도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지난해 30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했다. 지난해 정기배당으로 1350억원, 중간배당으로 1579억5500만원 등 총 2929억원을 썼다. 2929억원 중 박 회장 등 지배주주가 1812억원을, 블랙스톤 측이 878억원을 가져갔다. 878억원은 블랙스톤의 투자원금 대비 약 30%에 해당한다.
시몬느는 2015년 글로벌 PEF 블랙스톤에 지분 30%를 내주고 약 3000억원을 유치했다. 대주주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종전 88.9%에서 61.9%로 줄었다. 업계에선 시몬느가 블랙스톤의 출구전략(투자회수)을 도우려 대규모 배당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 출구전략으로 이용되는 IPO 등이 현재 진행되고 있지 않아서다.
블랙스톤 관계자는 “배당은 작년 상반기에 이뤄졌고, 손실은 주로 하반기에 발생했다”며 “내부 현금이 많아 2017년 말에 배당을 결정했는데 이후 이렇게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을 당시엔 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는 실적이 다시 반등하고 있고, 대주주 박 회장 측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몬느 관계자는 “인건비가 오르고 인프라 비용이 증가하는 등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국 사업 규모를 줄여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