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100경기 출전' 정성룡…'태극기'와 함께 했다
일본 프로축구에서 활약 중인 골키퍼 정성룡이 지난 14일 태극기가 새겨진 축구화를 신고 J리그 통산 100번째 경기에 출전했다.

정성룡(가와사키프론탈레)은 이날 일본 베스트 어메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J1리그' 7라운드 사간토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무실점 경기로 자신의 기록을 자축한 정성룡은 현재 J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J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된 그는 일본 진출 네 번째 시즌 만에 '1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리고 영광의 순간을 태극기와 함께 했다.

정성룡은 15일 자신의 SNS에 '어제 도스 원정 응원 감사합니다. J리그 100경기 (출전) 축하 감사합니다. 다음 쇼난전도 화이팅합시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그가 정장을 입고 경기장에 도착한 모습과 경기 중 골문을 지키는 장면 등이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축구화였다. 그의 신발에는 자신의 이름, 등번호와 함께 태극기가 새겨져 있었다. 연이은 국가대표팀 낙마와 J리그 진출로 국내 축구 무대와 멀어진 정성룡이지만 조국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변치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성룡은 최근 10년 간 국내 최정상급 골키퍼로 활약했다. 2010년·2014년 FIFA 월드컵과 2011년 AFC 아시안컵, 2012년 런던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에서 주전 골키퍼를 꿰찼다.

하지만 큰 대회에서 실책을 허용해 축구 팬들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다. 위축된 심리상태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고, 부진과 SNS 사건 등 악재가 겹치면서 2016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끝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같은 해 수원 삼성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로 이적한 정성룡은 전성기 모습을 되찾았다. 이적 첫 해부터 주전 골키퍼로 출전하며 팀의 실점을 전년도 대비 10점 가까이 줄인 그는 2017년 구단 역사상 최초의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에는 팀의 리그 2연패를 도왔다. 정성룡은 출전 수 대비 최저 실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J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거듭났다.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정성룡이 앞으로 일본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태극기 축구화를 신은 그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태건 기자 big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