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유천과 그의 전 연인이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박유천은 10일 저녁 6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가 마약 공범으로 자신을 지목한 데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유천은 "보도를 통해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했다는 내용을 보면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면서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이 될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나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 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내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황하나 vs 박유천 '진실게임' … 곧 드러날 거짓말 왜?
박유천은 아울러 지난해 황하나와 결별하고 협박에 시달렸던 사실도 밝혔다.

그는 "황하나의 협박에 시달렸지만 내가 정말 힘들었던 2017년, 세상이 모두 등을 돌렸다고 생각했을 때 내 곁에 있어준 사람이라 책임감이 있었고, 미안한 마음도 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헤어진 이후에 불쑥 연락을 하거나 집으로 찾아와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기도 하고, 매번 사과를 하며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두 사람의 결별과정을 모르는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황하나가 결별 후 불쑥 찾아오거나 협박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박유천은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면서 "다시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 하루하루 채찍질을 하며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생각해보거나 복용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건에서 내 혐의가 인정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것을 넘어 내 인생 모든 게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고 잠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앞서 황하나는 2015년 5~6월과 9월 필로폰,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으면서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병원에서 긴급 체포됐다.
황하나/사진=황하나 인스타그램
황하나/사진=황하나 인스타그램
황하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연예인의 권유로 마약을 투약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지목된 연예인이 누구냐는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박유천도 그 물망에 올랐고 경찰의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박유천과 황하나는 열애사실이 공개된 이후 SNS 등을 통해 당당하개 연애일상을 공개했고 박유천은 팔에 대형 황하나 얼굴 문신을 새기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징조는 예정됐던 결혼식이 자꾸만 미뤄지면서 불거졌다. 한 두달 연기되나 싶었던 결혼식은 잠정적으로 보류되더니 급기야 결별 소식이 들려왔다.

이후 황하나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남자 하나 잘못 만나 별일을 다 겪는다"면서 자신의 반려견을 (연예인의) 매니저가 때렸다고 폭로했다.

당시 황씨는 "그의 비겁하고 지질함에 터지고 말았다. 매니저까지 불러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갔다. 지금 그의 회사와 가족들은 머리를 맞대고 저를 어떻게든 가해자로 만들어야 한다며 더러운 작전을 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면서 "그동안 그 사람에게 당한 여자들은 대부분 힘없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들이어서 꼼짝없이 당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발끈했다.

또 "내가 받을 벌이 있다면 달게 받겠다. 너는 평생 받아라. 분명 어젯밤에 마지막 기회를 줬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쳤다"고 덧붙였다.

황하나가 마약 조사 과정에서 "마약을 끊었었는데 박유천이 다시 강요해서 시작하게 됐으며 잠든 사이에 몰래 투약하기도 했다"고 말하면서 단순 애증관계였던 두 사람의 악연은 이제 범죄 혐의를 규명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마약을 시켰다"는 황씨와 "마약을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박씨의 진실게임은 머지 않아 결말이 난다. 둘 중 누군가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난다면 혹독한 후폭풍 또한 뒤따를 것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