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주말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부터 도심내 화재까지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인명피해도 보고됐다. 일부 화재는 청명(淸明)과 한식(寒食)을 맞이해 조상 묘소를 찾은 성묘객과 인근 주민의 부주의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7일 전국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 충남 당진시 정미면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불은 임야 300㎡를 태웠다. 출동한 119 소방대가 불을 신속히 진화했지만, 산 중턱에서 A(8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비슷한 시각 태안군 원북면 한 야산에서도 불이 났다. 이 불로 임야 100㎡가 불에 탔고 B(76)씨가 손과 얼굴 등에 1∼2도 화상을 입었다.

대구 가창 산불이 약 5시간 30분 만에 꺼졌다. 전날 오후 8시 28분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안박실못 인근 산에서 발생한 큰 불길이 새벽 2시께 잡혔다. 소방관, 경찰, 군청 직원 등 1421명, 소방차 41대, 진화차 15대가 출동했다.

부산에서도 산불이 났다. 전날 오전 11시38분께 부산 장안읍 명례리 한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헬기 1대와 산림청 헬기 1대 등을 동원해 50여분 만에 진화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임야 1650㎡가 불에 탔다. 동래구 온천동 한 야산에서도 불이 나 잡목 등 70㎡를 태우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경북 영천에서만 1시간 40여분만에 산불 3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영천시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1시28분께 영천시 자양면에서도 산불이 닜고 오후 1시45분에는 신녕면 야산에서 산불 신고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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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복판에서도 화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전날 오후 11시44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인근 임대주택 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1시간 40분 만인 7일 오전 1시25분께 꺼졌다. 15층짜리 건물의 지하 2층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에서 있는 사찰 인왕사에서 7일 오전 6시55분께 불이 났다. 소방차량 18대와 대원 60명이 출동해 진화중에 있다. 사찰 내 보광전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일대 산불로 300채 가까운 주택이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은 17개 동이 탔고 임야 530㏊, 창고 57채, 비닐하우스 9동, 오토캠핑리조트 46동, 농업기계 241대 등이다. 3개 통신사 기지국 646곳이 피해를 봤고 인터넷 회선 1351개가 장애를 일으켰다.

소방과 군의 진화인력과 장비는 모두 철수된 상태지만, 지역 주민들 653명은 대피해 있다. 이들은 20개 임시 주거시설에 분산됐다. 피해주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구호품과 급식 지원 등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