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기획사 디네이션 대표 스코티김이 8년 만에 컴백한 소속 가수 박봄의 마약류 약품 밀반입 논란과 관련해 "마약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박봄 소속사 대표는 13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박봄의 새 솔로 싱글 '스프링(Spring)'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이례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갑자기 나오게 돼 당황스러운 것도 있는데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면서 말문을 열였다.

박봄 소속사 대표는 "박봄 씨가 과거에 약을 복용했던 것은 미국 FDA의 승인이 난 에더럴이라는 약이었다. 그 약은 미국에서 흔히 치료제로 복용을 하고 있는 약이다"라며 "박봄 씨가 한국에서 반입이 안 된다는 사실에 무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늘 얘기했다.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봄 소속사 디네이션 대표 "마약 안했다" 주장 근거는
박봄은 2010년 국제우편을 통해 마약류로 분류되는 암페타민이 함유된 에더럴 82정을 국내로 배송하다 적발돼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박봄은 최근 신생 기획사와 손을 잡고 가요계 복귀에 나섰다.

하지만 불법인 줄 몰랐다면서 당시 당당히 제품을 받지 않고 모양이 비슷한 젤리류와 섞어 밀반입했고 자신의 숙소도 아닌 인천 할머니 댁으로 받은 사실 관련해 의혹은 남아 있는 상태다.

에더럴에 함유된 암페타민은 각성제의 일종으로, 매우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제다. 대뇌피질을 자극해 사고력, 기억력, 집중력을 순식간에 향상시키고 육체활동량도 증가시킨다. 하지만 이 약품은 국내에서 마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복용이 금지돼 있다.

박봄의 처방 이유처럼 우울증 치료에도 쓰이지만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 때문에 비만 치료, 불법 다이어트약의 성분으로도 쓰인다. 기관지 천식, 간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도 활용되는 성분이다.
박봄 소속사 디네이션 대표 "마약 안했다" 주장 근거는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에도 암페타민이 들어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암페타민을 강력한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암페타민을 마약류로 지정해 의료용 사용 역시 금지하고 있다.

쇼케이스가 열리기 전 컴백 당일 오전 박봄 소속사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2010년 '입건유예' 처분을 받은 암페타민 '마약 밀반입 사건'을 언급했다. 컴백을 앞둔 가수가 그것도 9년 전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을 재거론 하는 일은 가요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공식입장문에는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다수의 의약품들도 광범위하게 마약류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를 복용하였다고 전부 마약을 한다고 표현 하지는 않는다"면서 "박봄 역시 치료의 목적으로 복용 중이고, 당시 진행한 소변 검사를 통해서도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이에 경찰에서도 정황과 증거가 인정되어 조사가 마무리 됐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런 내용은 박봄이 "마약하지 않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됐다.

이런 해명의 뒤에는 최근 연예계에서 전 소속사 멤버 빅뱅 승리가 운영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유통과 투약이 있었다는 혐의가 드러났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리가 성접대 의혹을 받고 피의자로 입건되면서 2010년 당시 박봄이 이례적으로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여론이 환기되고 있는 점도 반영이 된 것이다.

승리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해 국민적 비난 여론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봄은 당시 암페타민 밀수입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입건유예' 처분을 내렸다. 입건유예는 '혐의점은 발견됐으나 입건하지 않고 내사를 중지한다'는 특이한 처분이다.

지난해 4월 방송된 MBC 'PD수첩-검사 위의 검사, 정치검사' 편에서는 당시 YG 소속이었던 박봄이 미국에서 암페타민 82정을 밀반입하다 적발된 사건에 대해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전 마약담당 검사였던 조수연 변호사는 "박봄 사건과 같은 이례적인 케이스는 없다"며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면 최소한 집행유예 정도는 받게끔 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건 처리였다"고 지적했다.

배승희 변호사 또한 "법을 몰라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몰랐다는 변명은 법정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배 변호사는 "'입건유예'는 사실상 내사종결을 의미하는 것인데 마약사범은 기본적으로 구속 수사가 원칙일 만큼 강력하게 수사하는데 마약을 몰래 들여온 범죄인을 내사로 종결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게 법조인들의 시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박봄은 이날 저녁 6시 새 솔로 싱글 '스프링'을 공개했다. '스프링'에는 타이틀곡 '봄(Feat. 산다라박)'을 비롯해 '내 연인', '창피해'까지 총 3개의 트랙이 담겼다.

컴백하자마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박봄은 14일 소속사를 통해 "오랫동안 저를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걱정했는데 이렇게 제 노래를 많이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계속 많은 분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노래를 하는 박봄이 되겠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