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방송센터·조직위건물, "스포츠 유산 남는다"
[유정우 기자] 골칫거리로 전략해 철거 위기를 맞았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시설이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 기관과 합의를 거쳐 2018 평창올림픽 주요 시설인 국제방송센터와 조직위사무소를 각각 국가문헌보존관과 동계훈련센터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국립중앙도서관, 강원도, 대한체육회,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등 다섯 개 단체는 4일 오후 강원도청에서 각각의 사업 추진을 위한 당사자간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당초 국제방송센터와 조직위주사무소는 철거 예정이었다. 수 백억을 들여 만든 멀쩡한 시설을 철거한다는 원론적 지적이 많았다. 문체부와 조직위, 강원도, 체육회 등은 지난 6개월여간 협의와 전문가 의견수렴, 연구용역 등을 거쳐 해당 시설을 문헌보존과 훈련을 위한 공간으로 재활용하는데 합의했다.

문체부는 이번 활용안 마련으로 약 1,063억 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곳의 단순 철거비만 해도 168억 원. 거기에 신규 시설 공사비 절감과 훈련시설 대관비 절감 등을 포함하면 895억 원의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해당 시설에 전문 인력 유입 등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와 외지인 방문으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지역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동계올림픽을 성공리에 치러낸 평창군이 국가문헌보존관과 동계훈련센터 건립으로 올림픽 유산 창출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는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에도 세계적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림픽 유산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발표되면서 남은 시설들에 대한 처리 논의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체부는 내달중 올림픽 유산 사업을 전담할 평창올림픽 기념재단 설립을 추진한다. 강원도도 연구용역을 통해 강원개발공사 등과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을 마련중이다.

체육계는 조직위주사무소을 활용하게 될 동계훈련센터 건립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간 국내 설상과 썰매 종목 선수들은 전용 훈련 시설이 없어 해외 전지 훈련은 필수 코스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해 왔기 때문이다.

복수 이상의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동계 스포츠 전문 훈련 시설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문적인 동계 훈련센터 건립은 내수 활용뿐아니라 해외 팀의 인바운드 훈련 유치나 코칭 콘퍼런스(회의산업), 스포츠 부상방지 프로그램(스포츠 의료) 등과 연예한 융합산업적 부가 가치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기홍 조직위 사무처장은 "올림픽 시설을 활용한 동계훈련센터 건립은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역사에 남을 2018 동계올림픽의 핵심적인 유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