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MWC 2019에서 자사 부스 앞 유리관안에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MWC 2019에서 자사 부스 앞 유리관안에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전시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 전쟁이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9'에서 일단락됐다. 우선 삼성이 먼저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앞서 폴더블폰을 공개한 삼성을 맞아 화웨이는 바르셀로나를 역습의 무대로 삼지 못했다. 갤럭시폴드도 강했지만 메이트X가 약한게 더 컸다.

화웨이는 MWC 2019 개막 전날인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5G 폴더블폰 ‘메이트X’를 공개했다. 지난해부터 화웨이가 워낙 폴더블폰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해 왔던터라 기대감은 컸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메이트X는 조악했다. 이 폴더블폰은 펼쳤을때 평평하지 않았고 힌지(이음새) 부분이 우글쭈글했다. 게다가 293만원에 달하는 가격은 많은 이들의 등을 돌려세웠다.

이와 달리 삼성은 성공적인 폴더블폰 데뷔전을 치렀다. 앞서 20일(현지시간) 삼성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공개했다. 갤럭시폴드 시연 당시 접어서도 평평함을 유지했고 힌지 부분도 주름없이 자연스러워보였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 따라왔다. 222만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곧 가라앉았다. 메이트X가 70만원 더 비싼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MWC에선 갤럭시폴드에 대한 석연치 않은 장면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자사 부스 앞 유리관에 갤럭시폴드를 전시하며 관람객들의 접근에 제한을 둔 것이다. 유리관은 손으로 만지지 말고 눈으로만 보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관람객들에겐 이마저 수월하지 않았다. 유리관이 어두운 필름으로 제작된데다, LED 조명이 반사되며 제품이 명료하게 보이지 않았던 것. 게다가 관람객들이 조금 다가선다 싶으면 보안요원의 제지가 들어왔다.

화웨이도 유리벽에 메이트X를 전시하며 관람객의 시연을 제한했지만 삼성과는 좀 달랐다. 제품을 만질 수 없는 점은 갤럭시폴드와 같았지만, 시각적 방해요소가 없어 자세히 볼수 있었다. 갤럭시폴드보단 개방적이란 얘기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삼성이 갤럭시폴드를 꽁꽁 싸매자, 일각에선 신제품의 완성도에 의구심을 표출했다. 갤럭시폴드의 결함을 감추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와중에 갤럭시폴드의 힌지가 우그러졌다는 주장까지 겹치면서 제품 완성도에 대한 의심은 짙어졌다. 실제 몇몇 외신들은 유리관에 전시된 갤럭시폴드의 화면에 주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출시 두 달을 앞둔 갤럭시폴드가 제품 완성도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최종적인 점검은 필요하겠지만 이미 양산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샌프란시스코 언팩을 통해 이미 갤럭시폴드의 완성도를 인정 받았다"며 "신제품의 노출을 줄인 것은 폴더블폰의 핵심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차원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사실 애초부터 삼성은 이번 MWC에서 갤럭시폴드 공개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의 핵심 기술인 힌지 기능 등에 기술 유출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삼성은 언팩 이후 갤럭스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MWC에서 제품을 전시하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단, 갤럭시폴드를 유리관 속에 전시함으로써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전문가가 갤럭시폴드를 직접 시연할 경우 제품의 대략적인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유리관은 경쟁사에 최소한의 정보만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