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모인 노·사·정…한국노총 위원장·경총 회장 입장 차이
노사, 신년인사회 신경전…"文정부 후퇴" vs "기업 기살려야"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가 8일 올해 노·사 문제를 풀어갈 사회적 대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였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오늘 모인 노·사·정이 이 땅의 모든 노동자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주는 기해년이 되도록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며 "작은 결실이라도 맺을 수 있는 사회적 대화를 이뤄내자"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시절 사회적 대화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정부가 방향과 답을 정해 놓고 노동자를 들러리로 세우고 경제가 어렵다며 그 책임과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7일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의 집권 첫해 우리 노동자들에게 '나라다운 나라'를 느끼게 해준 신호탄이었다"며 "하지만 두 번째 해 산입범위를 확대하면서 예전으로 돌려놨고 세 번째 해에는 그보다 후퇴하는 정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또 "인간다운 삶을 위한 노동시간 정책과 함께 잘 살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처음에 그린 그림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산업 현장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주력 산업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업이 성장할 때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고 소득분배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 신년인사회 신경전…"文정부 후퇴" vs "기업 기살려야"
이어 "이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기업들이 도전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 살리기에 힘을 모아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손 회장은 "올해 우리 노·사관계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런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해내기 위해서는 노·사·정 모두의 양보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은 "(주요 현안으로)노동계가 요구하는 ILO 협약 문제와 경영계가 바라는 탄력근로제 문제가 있다"며 "국민이 기대하는데 금년에는 '우리 노·사도 대립·갈등하고 싸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합의를 하는구나' 이런 식으로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이뤄졌던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은 휴식 있는 삶의 단초가 되고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에 기여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다"며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는 최대한 살리면서 현장과 소통하며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정 신년인사회는 노동계, 경영계, 정부 인사들이 모여 새해 덕담을 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노·사·정 주요 인사 수백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