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수소車 넥쏘…"충전하기 참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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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수소충전소 2곳 뿐
직장인 운전자 이용 어려워
차량 만족감은 높아
전기차와 달리 주행거리 불안감 없어
직장인 운전자 이용 어려워
차량 만족감은 높아
전기차와 달리 주행거리 불안감 없어
"충전 하기 정말 힘들고 어렵네."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연료전기차(FCEV) ‘넥쏘’를 직접 몰아본 느낌이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타고 다니면서 충전 시설을 이용해봤다. 부족한 수소 충전 인프라와 겹겹 규제에 가로막혀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장 불편한 건 턱없이 부족한 수소충전소였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서울, 울산, 광주 등지의 15곳에 불과하다. 서울은 상암과 양재 2곳이 있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계기판을 보니 주행가능 거리는 300㎞가량. 넥쏘 1회 충전 주행 거리(609㎞)의 절반이 남아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가까운 상암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안으로 들어가자 인적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점심 시간 대엔 운영되지 않아서다. 이곳은 점심 시간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이용할 수 없다.
웬만한 직장인은 수소 연료 충전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은행보다 찾아가기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뿐 아니라 수소충전소는 운전자 ‘셀프 충전’이 불법이다.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수소충전소에 고용된 직원만 직접 충전할 수 있다. 운전자가 스스로 충전하는 유럽 등 해외와 비교할 때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차량을 세워두고 기다리자 관리자가 다가왔다. 그러나 ‘연료 충전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차량 수소 연료탱크 기압이 높다”면서 “연료를 더 소모하고 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주행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방향을 돌려 양재 수소충전소로 약 1시간을 내달리고 나서야 연료탱크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완전 충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이었다. 과정 역시 간단했다. 주유소를 이용 하듯이 주입기를 연료 주입구에 맞춰 끼우면 된다.
양재 충전소는 현대자동차가 연구 목적으로 세운 뒤 민간에 개방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주일에 평균 170여 대가 찾는다”며 “월요일과 금요일은 긴 줄이 늘어서는 등 매우 혼잡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용객 중 절반은 경기도 등 수도권 먼 지역에서 발걸음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번주부터 운영 시간을 오후 9시, 주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복잡하고 힘든 충전 과정을 제외하곤 넥쏘의 만족감은 매우 높았다. 순수 전기차와 벌이는 미래 친환경차 대전에서 분명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급가속을 수차례 반복했지만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가 변동이 적었다. 운전 습관에 따라 들쭉날쭉한 전기차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그만큼 운전대를 잡아도 불안함이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넥쏘는 충전해둔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반응시킬 때 생기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로 써 물(수증기)만 나올 뿐 유해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공기 정화 기능도 있다. 넥쏘가 1시간가량 달리면 공기 26.9㎏을 정화할 수 있다. 이는 성인(체중 64㎏ 기준) 42.6명이 1시간 동안 마시는 공기량이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히는 이유다.
정부는 수소연료전기차 보급 정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수소충전소를 2020년까지 31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수소경제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다. 이와 함께 보급 목표는 6만5000대(승용차 기준)로 잡았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사진·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