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삼성맨, 군대식 문화에 익숙한 현대차맨, 편하게 돈 버는 SK맨….’

삼성맨·현대車맨 '카더라 통신'도 속 시원하게 팩트 체크!
회사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직장인의 이미지다. 하지만 실상은 외부 인식과 다른 경우가 많다. 한국경제신문은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국내 재계 1~6위(자산 규모 기준) 대기업에 다니는 김과장 이대리의 직장생활을 그룹별로 들여다봤다.

첫째 편은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이었다. ‘삼성맨’에 대한 인식은 단연 ‘잘나간다’이다. 하지만 그들은 “회사가 잘나가는 거지, 내가 잘나가는 건 아니다”고 고개를 젓는다. 삼성전자와 그 외 계열사의 격차도 심하다. ‘삼성은 전자와 후자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현대·기아자동차를 관통하는 이미지는 ‘불굴의 정신’이다. “임자, 해봤어?”라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명언은 현대·기아차의 불도저 같은 도전정신을 대표한다. ‘군대’라는 이미지의 연원이다. 하지만 일사불란한 조직문화 덕분에 세계 자동차업계 5위에 올랐다는 분석이 많다. 다른 기업에 비해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인간적인 문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SK맨’들은 편하게 돈을 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정유, 이동통신 등 경기를 덜 타면서 꼬박꼬박 현금이 들어오는 사업이 많아서다. 하지만 내부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를 걱정한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졸면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G그룹 직원들은 ‘2등 이미지’ 때문에 억울해한다. 전자는 삼성에 밀려 2등이지만 업계 1위인 회사도 많다는 얘기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LG가 마케팅이 약해서 그렇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그룹의 김과장 이대리들은 입사 때부터 ‘짠돌이 일본 기업’이라는 편견과 싸워야 한다.“껌 팔아 껌값 수준의 급여를 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월급이 짜다’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각 업종 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다고 롯데그룹은 설명한다.

포스코맨들은 “어딜 가나 ‘갑(甲)’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2013년 한 상무가 비행기에서 “컵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며 여승무원을 폭행했을 땐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 또한 점점 옛말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 등 경쟁사가 많아져서다. 회사도 최대 1000만원의 갑질 신고 포상금을 거는 등 갑질 근절에 앞서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