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논란일자 SNS 활동 '뚝', 측근들 "억울"검찰 기소판단 여부 앞두고 불필요한 '잡음' 피하는듯각종 논란의 회오리 속에 빠진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4일 검찰 출석 이후 27일 오전까지 사흘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여느 때면 매일, 그것도 수시로 올리던 SNS 글도 끊었고, 외부 활동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검찰 출석 직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거론한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확산하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일부에서는 조만간 검찰의 기소 여부 결정을 전후해 밀어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권의 파상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모색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4일 오전 10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기 1시간 전 페이스북 등 SNS에 '트위터 계정주 사건의 본질은 이간계'라는 글을 올렸다.그는 이 글에서 "저와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준용 씨 특혜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먼저 특혜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허위사실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이 글 이후 27일 오전까지 이 지사는 학교 체육관 건립 계획 등 도정과 관련한 2건의 글 외에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한 글을 한 건도 올리지 않았다.연일 그것도 밤낮없이 수시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도정은 물론 자신과 관련한 논란에 대한 글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긴 침묵'이다.의회 행사 참석 등을 제외하고 외부 일정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이와 관련 이 지사 측근들은 "이 지사가 문준용 씨 관련 언급 이후 SNS 활동을 상당히 자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측근들도 이를 이 지사에게 건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또 "이미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고 해명한 만큼 더 할 말도 없다"고 덧붙였다.문준용 씨 관련 언급 이후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가 이 지사가 입을 열면 열수록 새로운 갈등과 논란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검찰의 기소여부 판단을 앞둔 시점에서 SNS글로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더욱이 이 언급 이후 이 지사 측의 해명에도 곳곳에서 '역린을 건드렸다', '문재인과 대립각 세우기', '비문(반 문재인) 선언', '여당 내 비주류 세력 결집 의도' 등 갖가지 이야기가 나오면서 탈당과 출당 등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정치적 고립이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반대로 이 지사는 입장에서는 '친문 VS 박해받는 도지사'라는 프레임으로 이번 일이 전개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추론도 있다.문준용씨가 언급된 글 하나로 정치권의 내로라하는 논객들이 앞다퉈 각종 해석을 내놓으며 시끌벅적해지는 상황에 본인이 굳이 나서 토를 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다만 이 지사의 주변에선 일단 이런 다양한 정치적 해석에 대해 "억울하다", "너무 나간다"는 반응이 나온다.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문준용 의혹 수면위로 끌어올린 건 트위터 관련 고발장"이라며 "확대해석을 정말 경계한다"고 말했다.그는 출당 혹은 탈당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최근에 이 지사가 SNS에서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이고 문재인 정부 성공이 대한민국에 유익하기 때문에 절대 탈당하는 일도 그리고 정부에 누가 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그 내용이 이 지사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다른 한 측근은 "이 지사가 어떤 사안에 관해 설명하고 해명하면 이것이 본래 취지와 달리 또 다른 오해와 논란을 일으켜 답답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문대통령 아들까지 끄집어내 기득권 싸움…정권 밑천 드러나"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27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탈당을 하든, 출당을 시키든, 서로 고소·고발을 하든 집안싸움은 적당히 하고, 그 정성으로 경기도정과 국정 운영, 예산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애써 잠재운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까지 다시 끄집어내는 민주당의 기득권 싸움에 국민은 이미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장밋빛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환상에 취하게 했던 문재인정권의 밑천이 드러났다"며 "이상에 치우쳐 실험적 정책을 남발해 온 정책적 한계가 여기까지"라고도 했다.그러면서 "국정을 운영하는 게 국민을 선전·선동하고 혹세무민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밑바닥에 발을 딛고 콘텐츠의 디테일을 채워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며 "눈속임하는 이벤트 정치를 걷어내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그는 'GDP(국내총생산)나 경제성장률보다 삶의 질 지표가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삶의 질 지표도 중요하지만, GDP나 경제성장률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애써 아니라고 변명하려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또 "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철회하면 제1야당은 조건 없이 문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 드리겠다"며 "신속하게 국민 앞에 탈원전 정책의 철회를 선언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를 거론한 데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준용씨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은 거짓으로 입증됐는데 긁어부스럼을 낼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홍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그 일은 2012년 처음 제기되고 5년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우려먹은 소재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당내에선 ‘친문(친문재인)’ 주류와 비주류 모두 이 지사의 행보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지사가 오히려 일을 키우는 모습”이라며 “이 지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고, 당내 공감대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지난 25일 “이 지사가 ‘친문·비문’ 갈등의 프레임을 쓰는 것 같다”며 “지금쯤이면 자진 탈당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비판했다.당 내외에선 이 지사에 대한 탈당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 문제는 정무적으로 판단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 지지율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이 지사는 그러나 “탈당은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 지사 측근인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이날 “일부 탈당 요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선봉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탈당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최근에 이 지사가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이고 절대 탈당하는 일도, 정부에 누가 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선을 그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