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슈바’는 ‘등을 돌리다’라는 뜻의 히브리어다.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배신하고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쓰인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작품은 목회자와 대형교회의 어두운 부분을 파고든다. 대형 교회의 민낯을 ‘유다창문’으로 포착했다. 유다창문은 간수가 죄수의 행동을 엿볼 수 있도록 설치한 구멍이다.
뜨거운 여름날 한 남자가 서울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 내린다. 경비원이 발견하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다. 대형교회의 수석장로의 자살은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처리된다. 이 죽음에 의문을 품은 한 신문사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면서 소설은 한걸음씩 그 비밀에 접근해 간다.
소설이지만 교회의 비자금조성과 목회자의 일탈 등 종교와 관련한 민감한 이야기를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 작품은 신의 대리인인 목회자와 신의 믿음을 저버린 배신자가 일치하면 종교적 타락이 최악의 길을 걸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책은 기독교에 관한 글이자 맑은 물을 공급해야 할 정신적 상수도에 관한 글”이라며 “부패한 목사들은 신실한 양들의 맹목적인 믿음을 먹고 자란다”고 꼬집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