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사진)가 1년 동안 딸 정유라 씨를 못 봤다며 만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영태 씨를 언급하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펼쳤다.4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곧 전신마취 수술을 받아야 해서 수술 전후에 면회를 애원했는데 교정당국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불허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신체 이상 징후가 발견된 최씨는 다음주에 수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또 최씨는 “딸을 1년 동안 못 봤다. 2분 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는데도 안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서울중앙지검장)이 고씨는 황제재판을 받게 하면서 나한테는 너무 잔인하게 한다”고도 했다.검찰 측은 “면회를 금지한 사실이 없다”며 “작년에 교도소 측에서 ‘정씨가 공범 관계라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면회를 한 번 허가하지 않은 일이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특별히 금지할 이유가 없으면 (면회를) 허용해야겠지만 일단 현재 상황이 어떤지 파악하는 게 먼저”라며 “검찰 측에서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항소심 속행 공판서 딸 정유라씨 면회요구 의견서 제출취재진에 인사도…"형량 감경 염두에 둔 듯" 분석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받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씨를 보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4일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서 서울동부구치소가 최씨와 정씨의 접견을 위법하게 불허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아 달라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이 변호사는 의견서에서 "최씨가 오는 11일 전신마취를 통한 수술을 받아야 해 동부구치소 측에 '대수술이라 생사를 알 수 없으니 2년 넘게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딸을 접견하게 해 달라'고 수 차례 신청을 했으나 구치소가 불허했다"고 밝혔다.이 변호사는 최씨와 정씨의 접견이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상 규정된 접견 불허 사유인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정씨가 최씨와 함께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의 공범으로 적시돼 있으나 이미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점 등을 보면 각종 의혹 사건의 증거들이 수사·공판에서 드러난 만큼 증거인멸 공모 등을 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이 변호사는 "(접견 금지는)반인륜적인 일로 법률에도 위배된다"며 "시정되지 않으면 정식으로 교정당국의 책임자를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씨는 검찰이 자신과 정씨의 면회를 막고 있다며 불만을 강하게 표현했다.최씨는 "제가 알아봤는데 검찰이 거부했다"면서 "딸을 1년간 못 보고 있어서 2분 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는데 안된다고 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윤석열(서울중앙지검장)이 고영태는 황제재판을 받게 하면서 저한테는 너무 잔인하게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씨는 관세청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중이다.최씨는 오전 재판이 끝나 법정을 나가면서 검찰을 향해 "확실히 얘기해주세요"라고 소리 지르기도 했다.오후 재판까지 마무리한 뒤에는 검사를 향해 "반성 좀 하시라"고 외쳤다.법정에서와 달리 최씨는 이날 외부에는 평소보다 '공손'한 모습을 노출했다.오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초동 법원 청사에 도착한 최씨는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허리까지 숙이며 인사를 했다.이어 가벼운 목례도 전했다.최씨가 취재진을 향해 인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평소 화장기없는 얼굴에 마스크를 썼던 최씨는 이날은 마스크도 벗고 얼굴을 단장한 모습이었다.그는 4∼5㎝가량의 굽이 있는 구두도 신었다.오랜만에 구두를 신은 탓인지 호송차에서 내리다 발을 삐끗해 넘어지기도 했다.구치소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의 종류를 미뤄볼 때, 최씨는 립글로스와 선크림 등을 바른 것으로 추정된다.이경재 변호사는 최씨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추측건대 수술을 앞두고 '나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나름대로 자신의 본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생각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1심 재판에서 종종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이다가 중형을 선고받은 만큼 태도에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형량 감경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
태블릿 의혹·강압수사 주장 vs 검찰 "공소사실 무관…부당의혹 제기 위한 것"崔 "추리·추측에 의한 사실판단 위험"…안종범 '재단 강제모금' 혐의는 인정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물이자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 측이 항소심 첫 재판 절차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석희 JTBC 사장, 특검 파견 검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검찰·특검과 공방을 벌였다.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4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최씨 측은 핵심 쟁점인 삼성의 승마지원을 비롯한 뇌물 혐의와 관련해 박상진 삼성전자 전 사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규혁 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전무이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최씨의 변호인은 "박 전 사장과 최 전 실장은 1심에서 증언 거부로 실질적인 증언을 하지 않았다"며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유무죄를 다투고자 한다"고 밝혔다.1심에서 증인신문이 이뤄진 김 전 차관에 대해서도 "진술이 모순된다"며 추가 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에 특검은 박 전 사장과 최 전 실장에 대해 "원심에서 증언을 거부했고 관련 사건에서 항소심 판단이 이뤄졌다"며 "증인으로 채택되더라도 증언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그러면서 "오히려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최씨 측은 태블릿PC 의혹과 관련해서는 JTBC 손석희 사장과 소속 기자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변호인은 "태블릿PC 입수 과정에 대한 불법성 개입 여부를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밖에 보수 인터넷 매체인 미디어워치의 변희재 대표, 태블릿PC를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태블릿PC 개통에 관여한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도 증인으로 신청했다.검찰과 특검은 "해당 증인들은 공소사실과 무관할 뿐 아니라 부당한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신청한 증인"이라며 "재판부가 이 점을 고려해달라"고 반박했다.최씨 측은 또 강압수사를 받았다며 특검팀에 파견돼 수사했던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도 증인 신청했다.이에 검찰과 특검은 "공소사실과 무관한 증인으로 채택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또 "특검과 검찰 수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롯데그룹 뇌물 사건과 관련해서는 최씨 측이 "증인신문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신동빈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검찰도 신 전 회장에 대해서는 신문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검찰 측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재판부는 검찰과 특검, 최씨와 안 전 수석 측이 신청한 증인을 채택할지를 논의한 후 조만간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이날 최씨의 변호인은 1심의 유죄 판결에 불복하는 취지로 항소이유를 진술했다.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추리, 추측에 의존한 사실판단은 매우 큰 사실오인의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 사건에서도 의혹을 사실로 만들 수 있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안 전 수석 측은 1심에서 무죄를 주장하던 K스포츠·미르재단 강제모금 혐의 등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안 전 수석 변호인은 "국정농단 사건의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항소심에서는 재단법인 모금 등에 대해 다투지 않겠다"고 말했다.다만 '비선진료' 의혹을 받은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에 대해서는 2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재판부는 11일 첫 공판을 열고 검찰과 특검, 최씨와 안 전 수석의 항소이유에 관한 진술을 듣기로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