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ABL생명 팔 듯
롯데 금융계열사도 매각 거론
KB·하나·우리금융 등 인수 후보
증권가에도 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교보생명은 자회사인 국내 1호 증권사 교보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증권업계에서 제기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등 성장 정체에 부딪힌 중소형 증권사들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삼성증권도 그룹 사정에 따라선 M&A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도 개별 또는 패키지 매각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이다. 지난해 10월1일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가 금융·보험업을 하는 국내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들의 자산은 32조원(롯데카드 12조원, 롯데캐피탈 7조원, 롯데손보 13조원)에 달한다. 업계 지형도를 바꾸는 것은 물론 인수 후보들의 경쟁이 가열되면 업계 M&A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있다.
굵직한 금융권 매물을 노리는 인수후보들의 의지는 강하다. 매물 후보들이 속한 업종에서 또다시 이만 한 규모의 인수 대상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금융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면허사업의 특성상 더 이상 자체적으로 금융계열사를 키우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인수전이 가열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진정한 리딩 금융그룹은 2위와의 격차를 30%까지 벌려야 한다”고 공언해온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생명보험사 M&A에 나설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온 하나금융지주도 1, 2위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대형 M&A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ING생명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고,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인수도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한 우리은행은 ‘태풍의 눈’으로 꼽힌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상대적으로 빈약한 계열사를 보강하기 위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 인수후보로 급부상하기도 했으며 중소형 자산운용사 인수전에도 단골 후보로 거론된다.
한국금융지주도 ‘복병’으로 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금융그룹에 패한 한국금융지주가 증권사 등 금융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