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하락세를 탄 지난달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주로 낙폭이 큰 대형주와 엔터주를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매 현황을 나타내는 투신(자산운용) 계정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화학(934억원)이었다. 셀트리온(828억원) 삼성SDI(751억원) LG유플러스(608억원) 만도(39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방어주로 통하는 통신주에도 매수가 몰렸다. SK텔레콤(216억원) KT(136억원) 등이 매수 상위 명단에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선 엔터주와 바이오 기업에 매수가 집중됐다. 순매수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502억원)였다. JYP Ent.(287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53억원) 에스엠(103억원) 등 엔터주도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 시장이 주춤할수록 펀드에서 주식 비중을 오히려 늘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형 공모펀드의 총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한 비중은 95.47%였다. 5월(95.4%)보다 소폭 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예금 등 현금성 자산도 소폭 늘었다. 5월엔 비중이 1.17%였지만 지난달엔 1.47%로 커졌다. 대신 단기 금융상품인 콜론 등의 비중이 줄었다.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지난해 말부터 올 1월까지는 주식을 팔아 94%까지 비중을 낮췄지만 증시 조정이 본격화된 3월부터는 주식 비중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신흥국 위기에도 남북한 경제협력 기대 등을 업고 버티던 국내 증시가 지난달 가파르게 빠졌다”며 “중장기적인 증시 상승세엔 의구심을 갖는 펀드매니저들도 단기 반등에는 무게를 싣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