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기지 부동산 투자 '동선·교통·인구증가' 기억하라
A고객과 B고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공교롭게도 둘 다 미군부대 인근에 투자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먼저 A고객은 용산미군기지 이면의 꼬마빌딩을 보고 있었다. 미군기지가 이전하고 나면 공원이 되고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B고객은 평택미군기지 인근 다가구주택을 매입하려고 한다. 상권이 좋아지면 주택을 상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A고객과 B고객이 비슷한 시점에 미군기지가 떠나는 곳과 들어오는 곳에 투자하려는 것이었다.

평택미군기지가 정식으로 열리면서 용산미군기지가 부동산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미군기지 철수는 이미 수년 전부터 확정됐지만, 본격적으로 철수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주변 상권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의 한가운데 금싸라기 땅에 약 골프장 3개의 면적이 공원으로 조성되면 유동인구가 늘어나게 되고 상권도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용산미군기지가 완전히 공원으로 바뀌기까지는 적어도 10년 이상 남아 있다. 공원의 배후로 상권이 발달되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평택미군기지 주변의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평택미군기지는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 중 가장 면적이 크다. 여의도 면적의 5배가 넘고 거주 인구도 미군과 가족 약 4만 명 규모다. 이렇게 규모가 크다 보니 기지 안에 모든 편의시설이 다 갖춰져 있다. 미군이 기지 밖으로 특별히 나올 일이 없다. 이런 미군기지 주변 부동산에 섣불리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주식 투자에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부동산에도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개발계획 단계에서 부동산에 투자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실행이 돼 눈에 보일 때 투자해도 늦지 않는다. 미군기지 관련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첫째, 동선이다. 유동인구의 동선을 파악하면 상권이 어떻게 생기는지를 알 수 있다. 지금은 불확실하지만 용산미군기지 공원화가 가시화되면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둘째, 교통환경이다. 새로운 도로가 개통되거나 지하철역이 생기면 주변으로 상권이 발달하고 지가가 상승한다. 신분당선 연장선이 강남역에서 한창 공사 중이다.

셋째, 인구 증가다.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을 살펴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면 토지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최성호 <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