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서울아산병원, 소아 위한 심장 CT 기법 세계 최초 개발
지멘스 헬시니어스 한국법인(대표 이명균)이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숨을 오래 참기 힘들어하는 소아의 심장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을 수 있는 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법을 적용한 첫 임상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 '소아방사선학' 7월호에 실린다.

구현우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자유롭게 호흡하는 상태에서 정확한 심장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기법을 만들었다. 2009년 7월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구 교수와 공동 연구 협약을 맺고 심장박동·호흡 정보 정밀 제어장치를 의료진에게 제공했다. 구 교수는 이를 활용해 5세 이하 소아 870명의 심장 CT 촬영 사례를 2010년부터 6년간 분석했다.

현재 CT 촬영은 심장박동에 맞춰 영상을 찍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성인에게 적용하는 '후향적 심전도 동조화 기법'은 방사선 피폭량이 커 소아에게 위험하다. 상대적으로 방사선량이 적은 '전향적 심전도 동조화' 기법도 검사 시간이 길고 숨쉴 때 영상이 흔들려 호흡을 제어하기 어려운 소아에게 적용하는 데 애로가 있다.

구현우 교수 연구팀과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심장박동뿐 아니라 환자 호흡을 고려해 촬영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호흡과 무관하게 고화질의 소아 심장 CT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방사선 피폭 위험을 줄여 소아 환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소아의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소아의 신경 발달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신마취나 진정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져 호평을 받고 있다.

이명균 지멘스 헬시니어스 사장은 "이번 연구의 임상적 유용성이 저명한 국제 학술지를 통해 인정 받은 것을 계기로 삼아 주요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새로운 영상 기법으로 소아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아 환자의 폐기능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