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정치권은 25일 그 배경과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중한 낙관론’을 견지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중재 외교의 실패라며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북한이 미국의 회담 취소 이후에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비록 북한의 공격적인 성명에서 발단됐다고 하지만 아직은 비관하거나 낙담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와대의 중재 외교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방미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결정이 나온 것을 문제 삼아 “한·미 동맹이 정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중재자론이 일정 부분 파산을 맞게 됐다”며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미·북 회담 취소 자체에 대해선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북 회담으로 북핵이 완전히 폐기돼 한반도의 영구평화가 오기를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해 거듭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