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MONEY] BTS·워너원 전면에… 은행 '유스 마케팅' 불타오르네
[한경 미디어 뉴스룸-MONEY] BTS·워너원 전면에… 은행 '유스 마케팅' 불타오르네
젊은 층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브랜드 광고 전면에 아이돌 스타를 내세우는가 하면 전국 대학 캠퍼스를 직접 공략하기도 한다. 사회공헌 차원의 다양한 학습 지원은 물론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자녀를 위한 특화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A‘리딩뱅크’ 확전 … BTS vs 워너원?

유스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다. 순이익 1, 2위를 다투는 ‘리딩뱅크’ 경쟁이 마케팅 분야로까지 확전하고 있다는 세평이 나온다. 국민은행은 올초 글로벌 음악시장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방탄소년단(BTS·왼쪽)과 모델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이 아이돌 그룹을 브랜드 광고 전면에 내세운 것은 2016년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이후 두 번째다.

방탄소년단은 국민은행의 대표 디지털 플랫폼인 ‘리브(Liiv)’ 영상 광고에 등장해 국내는 물론 캄보디아(리브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유스 소비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차별화된 장르와 음악, 특히 또래 세대에게 공감을 산 노래로 세계 무대에 끊임없이 도전해온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주목해왔다”며 “도전과 혁신, 글로벌이라는 성공 DNA가 국민은행이 추구하는 도전정신과 맞아떨어지면서 모델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인기 아이돌 그룹인 워너원(Wanna One·오른쪽)과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워너원은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비롯해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 소리바다 시상식, 서울가요대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석권한 인기 정상의 아이돌 그룹이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해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박형식을 ‘위비’ 플랫폼의 광고 모델로 기용했으며 올해 재계약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중은행의 ‘아이돌 모시기’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 정상급 아이돌 스타 모델 기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도 부담이지만, 광고 효과로 유입된 가입자 상당수가 10대라는 점에서 당장은 판매관리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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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고객 밀착형 사회공헌

이처럼 일방향 마케팅이 아니라 유스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국민은행이 서울 홍익대 인근에 문을 연 복합문화시설 ‘KB락스타 청춘마루’가 대표적이다. 청춘마루는 금융권 최초의 멤버십 복합문화공간으로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티켓오피스’,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계단’처럼 혁신적 계단 형태의 디자인으로 건축됐다. 건물 1층 계단은 ‘만남의 장소’로 모든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청춘마루를 통해 ‘락스타블로그’ 회원 관리는 물론 유스 고객 유치 및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2016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를 대상으로 ‘키자니아 은행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 아이행복바우처’ ‘신한 청소년행복바우처’ 사업을 통해 아동학대 예방 및 소외계층 청소년 교복 지원, 문화공연 나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NH농협은행은 ‘행복채움금융교실’을 운영해 경제·금융 교육은 물론 은행원 직업 체험 등 현장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도 YWCA연합회와 함께 13년째 청소년 대상 금융 교육인 ‘씽크머니’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불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스 마케팅과 달리 충성고객, 특히 PB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한 특화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SC제일은행은 PB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해외 현지 경제 교육 및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미혼 자녀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커플매니저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6년부터 신한PWM센터 거래 고객 자녀의 1 대 1 만남을 주선해주는 특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자산관리 못지않게 자녀 결혼에 관심이 많은 PB 고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KEB하나은행도 골드클럽 회원 자녀를 대상으로 연간 1회, 총 22회의 만남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행사를 통해 결혼까지 이어진 사례는 40여 건에 달하며 은행 측은 결혼 축하 선물로 최고급 수입 웨딩카도 제공한다. 특히 행사에 참여한 회원은 HPBM(Hana Private Bank Members)이라는 모임을 구성해 친목 도모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호 한경머니 기자 ba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