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등에 대한 관세 유예에 "부과한다면 곧 해야 할 것"
"무역불균형 축소 합의 않으면 중국에 관세부과 준비돼"
미 상무장관 "철강·알루미늄 관세유예 오래 끌 생각없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등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백악관은 관세면제 연장을 오래 끌 생각이 없다"면서 "무역 침해를 억제하기 위해 곧 결정을 내리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날 미 경제매체인 CNBC에 출연해 "우리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곧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들 국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한 달간 유예했지만 최종 부과 여부에 대한 결정을 질질 끌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EU 등의 양보를 요구하며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전날 EU와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유예 기간을 당초 예정된 5월 1일에서 6월 1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의 경우 관세면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막판 세부 협상에 들어갔다.

한국은 수출물량 쿼터를 수용, 당시 잠정 유예 7개국 중 유일하게 관세 면제 지위를 완전히 확정했다.

앞으로 2015∼2017년 대미 철강 수출 평균의 70%에 해당하는 쿼터 물량에 대해 추가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로스 장관은 "미국과 EU는 '아마도 유익한 토론'을 해왔다"면서 "EU가 관세를 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중국에 대해서는 "행동을 위한 시간"이라면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통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과 오는 3~4일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로스 장관은 "약간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거기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로스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중국과의 협상에 약간의 낙관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스 장관은 이날 출연에서 "중국이 무역 불균형 축소에 합의하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심각한 무역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이 관세부과를 잠정 유예한 7개 국가를 제외한 중국과 일본 등 나머지 철강 수출국은 지난 3월 23일부터 25% 관세를 내고 수출하고 있다.

또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하자 중국도 곧장 미국산 수입품 108개에 대한 맞불 관세를 발표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 IT 산업을 겨냥해 1천억 달러의 추가 관세 가능성을 경고했고 중국도 보복 관세로 즉각 응수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