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5일 오전 3시48분

삼성중공업이 오는 12일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에 나선다. 삼성전자·생명·전기 등 ‘삼성 연합군’이 예외 없이 출자에 나서고 업황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마켓인사이트] 1조4000억 삼성重 유상증자 흥행 '청신호'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총 2억4000만 주를 주당 5870원(1차 발행가)에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한다. 오는 12, 13일 이틀간 구주주 청약을 시작으로 17, 18일 주주 배정 후 실권주에 대해 일반 공모를 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이다.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재무 안정성이 추가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삼성중공업의 차입금은 4조2000억원이다. 이 중 85.5%에 달하는 3조6000억원이 올해 만기 도래한다. 신용등급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삼성중공업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적격 등급 10단계 중 여덟 번째에 해당한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로 모집한 자금 중 약 97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나머지 4300억원은 엔진과 시추장비 등 자재 구매에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이 같은 계획을 실현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조선 업황이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업황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인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해 3월 저점인 121에서 지난해 말 125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는 그동안 지연됐던 해운사들의 선발 발주와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되면서 신조선가도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 계열사들이 일제히 삼성중공업 출자에 나서는 것도 호재다. 삼성중공업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지분율 16.91%)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040억원을 출자한다. 삼성생명(3.24%)과 삼성전기(2.29%)는 각각 391억원, 276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SDI와 제일기획, 삼성물산 등도 삼성중공업에 50억원 미만의 자금을 각각 투입한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참여 열기도 뜨겁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은 125%를 기록했다.

김병근/이태호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