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휴메딕스 제2공장에서 직원들이 검수 과정 중이다. 사진=김근희 기자
충북 제천 휴메딕스 제2공장에서 직원들이 검수 과정 중이다. 사진=김근희 기자
지난 6일 문을 연 충북 제천 바이오밸리 휴메딕스 '제2공장'. 동결건조기가 '윙'하는 큰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액체가 담긴 바이알(약병)들이 동결건조기에 들어가자 기계 내부 온도가 -80도로 떨어졌다가 다시 -45도로 온도가 높아졌다. 계속해서 같은 과정이 반복됐다. 액체를 얼렸다 녹이면서 수분을 빨아들여 내용물을 분말 형태로 바꿨다.

휴메딕스 관계자는 "동결건조 제품, 바이알, 앰플 등 기존 제1공장에 없던 생산설비가 생긴 만큼 의약품 위탁생산(CMO) 공급 물량에 대처할 수 있을 것 "이라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둬서 미국 우수의약품제조관리 기준(cGMP)급 수준의 공장으로 준공했다"고 설명했다.

cGMP 급 수준의 휴메딕스 제2공장은 연면적 1만51㎡(3100여 평)의 지상 3층짜리 공장이다. 엘라비에 프리미어, 하이히알 플러스 주 등 휴메딕스의 대표 필러와 주사제 등을 생산한다. 제1공장 대비 생산 규모가 4배 이상으로, 두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앰플 1억개, 바이알 5000만개, 프리필드 주사제 2000만개, 필러 1000만개다.

1층에는 프리필드(사전충전) 주사제 생산설비, 히알루론산 필러, 관절염 치료제 생산라인이 있다.

프리필드 주사제는 주사기 자체에 의약품이 들어가 있는 주사제다. 즉시 사용할 수 있고, 앰플을 자를 때 나오는 유리 파편 등이 체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없다. 응급 상황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

휴메딕스는 국내 최초로 독일 이노바 사의 프리필드 충전 풀라인을 도입했다. 히알루론산 필러 등은 점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용액을 용기에 충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첨단 장비가 필요하다.
충북 제천 휴메딕스 제2공장에 있는 앰플 세척기. 사진=김근희 기자
충북 제천 휴메딕스 제2공장에 있는 앰플 세척기. 사진=김근희 기자
2층에는 제1공장에는 없는 앰플, 바이알, 바이알 동결건조라인이 있다. 2층에 들어서면 방마다 바이알 생산설비가 단계 단계로 이어져 있다. 바이알(약병)이 공장에 도착하면 세척기와 터널멸균기를 통해 세척·멸균 작업을 거친다. 이후 제조 탱크에서 만든 필러 등 내용물을 바이알에 담는다. 이 과정이 '충전'이다. 분당 200개의 제품을 충전한다.

충전된 바이알들은 캐핑기로 들어간다. 캐핑기는 바이알 뚜껑에 해당하는 알루미늄 부분을 봉합하는 기기다. 이후 다시 멸균 작업을 거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충북 제천 휴메딕스 제2공장에 있는 동결건조기. 사진=김근희 기자
충북 제천 휴메딕스 제2공장에 있는 동결건조기. 사진=김근희 기자
동결건조 주사제의 경우 바이알 생산 마지막 단계에서 제품을 건조한다. 동결건조 주사제는 분말 형태로 된 주사제다. 의약품 제재의 특성에 따라 몇몇 주사제들은 가루 형태로 만든 후 병원이나 의료 현장에서 생리식염수 등을 섞어 사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휴온스의 마취 주사제인 '하이알라제 주사제'가 동결건조 주사제다. 제재가 효소이기 때문에 액체로 만들어서 보관하지 않고 분말로 만든다.

이렇게 생산된 바이알 주사제는 불순물 등이 들어갔는지 검사하기 위해 이물검사기에 들어간다.

이물검사기부터 포장까지 모든 설비는 자동화돼 있다. 이물 검사기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문제가 있는 바이알들은 걸러지고, 정상인 바이알만 기계를 빠져나온다. 기계에서 차례대로 나온 앰플들에 자동으로 라벨이 붙고, 포장기기에 들어간다.

이후 사람이 직접 꼼꼼하게 바이알을 다시 한번 살펴본 이후 다시 기계로 일련번호 등이 제대로 부착됐는지 확인한다. 휴메딕스 관계자는 "이물검사 등이 자동화돼 있어 속도도 빠르고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앰플 주사제도 기본적인 공정과정은 비슷하다. 앰플병 내외부를 씻고 320도의 고온에서 멸균 과정을 거친다. 분당 최고 500개의 제품이 생산된다. 이물검사를 한 이후 앰풀이 적정량이 들어갔는지, 앰풀을 자르는 끊기선 등이 제 위치에 있는지 등을 추가로 검사한다.

3층에는 휴메딕스에서 생산하는 의약품, 의료기기에 대한 제품을 시험하는 연구실이 있다. 윤보영 휴온스글로벌 부사장은 "제2공장의 경우 초기에는 CMO 위주로 제품을 생산하고, 이후에는 자체 개발한 의약품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가을 출시 계획인 일회용 골관절염 치료제 '휴미아'는 제2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휴미아 임상시험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황반변성치료제, 아토피 치료제, 항염증제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휴메딕스는 이번 제2공장을 완공을 계기로 세계적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적어도 2020년까지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제2공장을 cGMP 급 수준으로 건설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현재 휴메딕스 필러 엘라비에는 중국에 수출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중앙아시아, 남미 브라질 수출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