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를 올해 안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떼어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는 연내 계열분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타이어가 아무런 지분관계가 없기 때문에 계열분리는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 회생이 중요한 이슈여서 계열분리가 뒤로 밀렸지만 올해 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관련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는 우리은행(14.15%) 산업은행(13.51%) KB국민은행(4.16%) 수출입은행(3.13%) 등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다.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10.79%)과 소액주주(47.20%)가 보유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박 회장은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당시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 11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면서 우선매수청구권과 경영권을 받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경영권을 바탕으로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이끌어왔다. 계열 분리가 완료되면 금호타이어와 금호아시아나의 관계는 57년 만에 끊어지게 된다. 박 회장 부친인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는 1960년 9월 금호타이어(옛 삼양타이어)를 세웠다. 그룹에서 금호타이어가 떨어져나가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기업 집단제도가 시행된 1987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계열사 자산을 모두 합친 자산 총액이 10조원 이상이면 상호출자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되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다.

지난 5월 기준 금호아시아나그룹 28개 계열사 자산은 총 15조6150억원이다. 이 중 금호타이어는 5조132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빠지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자산이 10조원을 살짝 웃돌지만 자산 규모가 계속 줄고 있어 내년께 대기업 집단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