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 BIZ School] 사회공헌 패러다임 변화… 새 협력모델 찾아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et"s Master (4)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사회문제 다양하고 복잡해져 기업 전문성 부족으로 성과 못내

    정부·비영리조직과 결합 통해 기업가정신·경영 노하우 등 접목
    탄탄한 파트너십 구축 필요
    기업의 사회공헌은 사회문제 해결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로 평가받는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비영리조직 등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 임직원이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헌혈한 뒤 헌혈증을 기부하고 있다.  한경DB
    기업의 사회공헌은 사회문제 해결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로 평가받는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비영리조직 등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 임직원이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헌혈한 뒤 헌혈증을 기부하고 있다. 한경DB
    오래전 미국 어느 작은 마을에 백인 어린이들만 다니는 학교가 있었다. 정부는 인디언 포용 정책에 따라 그동안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던 인디언 부족 어린이들을 입학시켰다고 한다. 몇 개월 뒤 시험시간이 됐다. “자, 다들 시험 볼 준비를 하세요.” 선생님이 이렇게 얘기하자 백인 학생들은 늘 하던 대로 서로 시험지를 볼 수 없도록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 놓았다. 그런데 인디언 학생들은 갑자기 교실 바닥에 둥그렇게 둘러앉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놀라서 물었다. “너희는 왜 시험 볼 준비를 안 하고 엉뚱한 짓 하고 있지?” 그러자 인디언 학생들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선생님, 저희는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힘을 합쳐서 풀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우리 핏줄에도 협력의 DNA가 흐른다. ‘개미 천 마리면 바윗돌도 굴린다’ ‘열의 한술 밥이 한 그릇 푼푼하다’ ‘참새 백 마리면 호랑이 눈깔도 빼간다’ ‘힘과 마음을 합치면 하늘도 이긴다’ 등의 속담이 있다. 동제(洞祭), 동회(洞會), 계(契), 두레, 품앗이, 향약(鄕約) 등의 전통을 봐도 우리 민족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역할을 분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약 내용을 보면 연장과 농기구를 빌려주는 데 인색하지 않고, 나그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고, 이웃집에 불이 나면 함께 불을 끄고 복구작업을 했다. 이웃집 굴뚝에서 사흘 동안 연기가 나지 않았는데 이를 모르고 지냈다면 이는 향약 위반으로 벌을 받았다고 한다.

    기업 사회공헌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활동이다. 현대의 사회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대부분 서로 긴밀히 연관되는 사회시스템의 부작용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니 해결 방안도 난해하다. 게다가 정부는 예산 부족과 행정적 한계, 비영리조직은 자원의 부족, 기업은 사회문제에 대한 전문성 부족 등의 이유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기업 사회공헌은 사회문제 해결

    최근 조사자료(2016 주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 전경련)를 보면 기업이 선호하는 파트너십 대상은 비영리조직(59.2%), 정부·지방자치단체(25.6%), 기업(2.3%) 순이다. 파트너십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관련 분야 전문성(경험·네트워크) 활용이 69.2%, 대외 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가 22.6%로 기업이 가지지 못한 역량을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내려는 노력임을 알 수 있다. 한국비영리학회 연구 결과에서도 기업은 비영리조직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도 향상, 사회공헌 효과성 제고, 임직원 결속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파트너십 구축이 녹록한 건 아니다. 2016년도 조사자료를 보면 기업 사회공헌 중 파트너십을 통한 사업 규모가 13.6%에 불과하다. 전년도에 비해 2.4% 감소한 수치다. 반면 기업 자체 사업 비중은 48.2%로 전체 예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파트너십을 통한 사회공헌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그 이유로 기업 특성에 맞는 사업 추진 어려움(39.2%)과 사회공헌 사업에 대한 기업-외부기관 간 시각차(39.2%), 전문성 있는 외부 기관에 대한 정보 부족(13.1%) 등을 들고 있다. 외부 기관과 협력하고 싶은데 기업 특성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파트너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파트너를 찾아 사업을 함께 진행하게 됐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추구하는 바나 일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은 철저한 계획, 정량적 목표, 홍보 요소 등을 중시하는 반면 비영리조직은 진정성, 공감, 비전 등 정성적 요소를, 정부 기관은 명확한 절차와 결과, 성과보고회 같은 행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경제, 사회적 경제, 공공경제의 작동 원리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협력 과정에서 오해와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여러 사회 주체와 협력모델 찾아야

    어떻게 해야 협력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한국비영리학회 연구보고서 ‘기업과 비영리조직의 파트너십 구축’에서 제안한 7단계의 가이드라인을 축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파트너 선정 과정에서 파트너 당사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기업이 추가하는 미션과의 적합성과 상대가 건실한 파트너인지를 검증하고 △파트너가 선정되면 비전과 목표를 함께 설정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과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기업은 자사의 핵심역량을 활용해 차별성을 확보하고 △중간 지원기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공동이익의 원칙을 추구해야 한다.

    [한경 BIZ School] 사회공헌 패러다임 변화… 새 협력모델 찾아야
    기업 사회공헌은 정부와 비영리조직에 대한 지원자 역할에서 사회문제 해결 주체 중 하나로 발전하고 있다. 정부와 비영리조직이 추진해온 사회문제 해결 방식에 기업의 핵심 역량인 기업가정신, 경영 노하우, 재원, 시장원리 등을 접목해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는 탄탄한 협력이 기반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부, 비영리조직, 기업 간 파트너십에 일반 대중까지 참여하는 확장된 통합 운영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대중들은 크라우드 펀딩, 사업 기획 및 진행, 지지와 평가 등에 참여함으로써 파트너의 일원이 된다.

    많은 예산을 약속하며 이벤트성 선행을 하던 시대는 갔다. 기업 스스로를 알리기 위한 사회공헌은 인정받지 못한다. 사회문제 해결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했느냐로 평가받는다. 이런 성과는 기업 혼자서 이룰 수 없다. 정부와 비영리조직, 대중까지 결합된 협력 모델이 기반이 돼야 한다. 파트너십 구축 역량이 없으면 사회적 성과도 낼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김도영 < CSR포럼 대표 dykim99@nate.com >

    ADVERTISEMENT

    1. 1

      "연봉 1억 받으면 좋은 줄 알았는데"…불만 커진 직장인들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연봉 1억원 아무것도 아니예요."'연봉 1억원' 이상인 직장인도 불만이 많다. 치솟는 물가 탓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처음으로 15억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지급할 성과급은 1인당 평균 1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억대 연봉자’가 불어난 것도 이들의 박탈감을 키웠다. 억대 연봉자는 사상 처음으로 1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2일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 인원은 2108만 명으로 전년(2085만 명) 대비 1.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체 근로소득자 중 상위 10%에 해당하는 211만 명의 급여총계(연봉)는 299조1319억원에 이르렀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4191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 연봉(4475만원)의 3.17배에 달했다.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2022년 1억3505만원, 2023년 1억3685만원에 이어 해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연봉이 1억원을 넘는 근로자는 155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11.5%(16만명)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억대 연봉자는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에서 7.3%로 상승했다. 억대 연봉자 비중은 2010년 1.8%에 불과했지만 2020년 4.7%, 2021년 5.6%, 2022년 6.4%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평균 급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다 주요 대기업의 성과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반면 소득 수준이 낮거나 각종 공제를 적용받아 연말정산 결과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2024년 근로소득 면세자는 684만명으로 전년(688만명)보다 약 4만명 감소했다. 면세자 비중은 2022년 33.6%에서 2023년 33.0%, 2024년 32.4%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명목소득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과세표준 구간은 2008

    2. 2

      [편집장 레터] 정점의 역설

      잔을 가득 채운 술이나 찌개 냄비의 국물처럼 정점을 넘어서면 흘러넘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정점은 찰나의 순간일 텐데, 어리석게도 마지막까지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2025년 한 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끊임없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딴지를 걸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취임 직후인 1월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두 번째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2월에는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통해 기후 공시 규칙에 대한 법적 방어를 중단했고, 6월에는 그린워싱 방지 규칙 초안마저 철회했습니다. 더불어 2025년 12월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SEC에 ESG 및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관련 규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철회할 것을 지시했는데, 이는 미국 내 ESG 관련 규제 인프라를 송두리째 폐기하겠다는 기세였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이 같은 정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을까요? 지난 11월 뉴욕시 회계감사관(의장)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관리하는 뉴욕시 연금 423억 달러에 대한 재입찰을 요구했습니다. 블랙록이 기후 문제 해결을 투자 우선순위에서 빼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또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 12월 8일 신규 풍력발전사업에 대해 연방정부 허가 절차를 중단하도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연방법원은 미국 내무부, 상무부, 환경보호청(EPA) 등이 육상·해상풍력사업에 필요한 신규 허가를 전면 중단하라는 지시를 이행하면서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역설적인 대목도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반ESG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ESG 펀드 자산은 3670

    3. 3

      버추얼 트윈, 기업 지속가능성 높인다

      [한경ESG] ETC - 메가폰 지속가능성은 기업이 생존을 위해 마주하는 현실적 과제다. 세계적으로 120개국 이상이 ‘2050년까지 실질적 탄소배출을 0(제로)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고, 한국 역시 이 흐름에 발맞춰 2030년부터 모든 상장사에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내재화해야하는 시대의 흐름에 직면했다.제조업처럼 자원과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일수록 단기적 개선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효율적 에너지 사용, 공정의 탄소배출 감축, 폐기물 최소화 등은 더 이상 권장사항이 아닌 기업의 생존을 위한 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면서도 동시에 기술적·경제적 실익을 실현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는 바로 ‘버추얼 트윈(Virtual Twin)’이다.버추얼 트윈은 제품, 공정, 설비, 그리고 산업 전체를 실제와 동일한 디지털 환경으로 구현해 생산 이전 단계에서 모든 요소를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는 설계 오류나 공정의 병목 현상을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하며, 물리적 테스트에 비해 시간과 자원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무엇보다 반복 가능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선택지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 실현의 핵심 도구로 주목받는다.실제 산업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술의 가치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독일의 전기차 전문 기업 로딩 모빌리티(Roding Mobility)는 버추얼 트윈을 통해 실제 차량 대신 디지털 프로토타입으로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함으로써 차량 조립 시간을 약 30% 단축하고, 물리적 시제품 제작을 최소화해 탄소배출을 줄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