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근(왼쪽), 정점식
윤갑근(왼쪽), 정점식
좌천성 인사로 검사직을 그만둔 윤갑근 대구고검장과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 모두 ‘검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을 남기고 9일 떠났다.

윤 고검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비록 저는 떠나지만 국민 안녕과 인권을 지켜야 하는 검찰 소명이 너무 크기에 흔들리지 말고 굳은 의지로 본분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바람에 흔들리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국민과 나라의 불행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 부장은 훨씬 ‘각이 잡힌’ 이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24년 동안 어떤 자리를 바라기보다는 대한민국을 먼저 생각했다”며 “송두율 교수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정부가 하루 전 이례적인 인사조치를 단행하면서 “과거 중요 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제기된 검사들을 전보했다”는 이유를 든 데 대한 항의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통진당 해산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내정한 점을 겨냥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그는 통진당 수사와 법무부 위헌정당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헌재 변론을 이끈 공안통이다. 정 부장은 또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에서 여러분의 선배들도 투철한 사명감과 충정으로 헌신해 왔다”며 역사적 소명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윤 고검장과 정 부장 모두 9일 사실상 무보직 자리인 법무연수원장 연구위원으로 인사 발령난 직후 사표를 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