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문제·한일관계 향배에 촉각

일본 신문들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올리고, 대북문제와 한일관계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대통령에 문재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판 여파 등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면서 "9년 만에 보수에서 진보계로 정권이 교체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사히는 문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그동안 재협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이에 응하지 않을 태세여서 한일관계가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북한에 대해 대화를 중시하는 등 외교정책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냉정한 판단으로 국정 정상화를 서두르고 착실히 미래를 여는 지도력을 발휘하길 바란다"면서 한일관계에선 이성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어 위안부 한일 합의의 '존중' 필요성을 거론한 뒤 "일본 정부도 당분간 조용하게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사히는 "저성장 사회가 된 한국에서 고용창출은 북핵 문제보다도 유권자의 관심이 높았다"고 언급했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열린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에 유화적인 좌파인 최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당선됐다"며 "9년 만에 보수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한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문 대통령이 "위안부 한일 합의의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어 공약대로 실행에 옮기면 한일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위안부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대북정책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를 거론했다.

또 사설을 통해 "새 정권이 미일 협력을 중시, 현실적 안보외교 정책을 전개하길 기대한다"며 "대북 유화정책은 긴장완화를 도모하는 것이겠지만 관계개선을 서두른 나머지 대북 포위망에 구멍을 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1면에 "9년 만에 좌파정권"으로 교체했다면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짚고 "한일관계에 난항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산케이는 3면에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한다며 '북에 편중 노무현식 악몽 재현'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대북 관계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9년 만에 혁신정권"이 들어섰다며 문 당선인이 한일합의 재협상을 강조하고 있어 일본과 대립관계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도쿄신문은 "주요 후보 중 가장 엄격한 대일 정책을 내 건 문 후보가 당선돼 향후 한일관계를 우려하는 견해가 많다"고 보도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