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헌법재판소의 마지막 증인으로 서게 됐다. 22일로 예정된 16차 변론에 증인으로 채택된 최순실 씨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서다. 최씨는 “지난번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아는 내용을 다 말한 만큼 더 이상 진술할 내용이 없다”고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은 당초 같은 날 재판이 잡혀 있어 나오지 않기로 했지만 재판이 다음달로 연기되자 출석하기로 했다.

헌재가 지난 20일까지 15차례에 걸쳐 진행한 변론에는 모두 24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달 5일 2차 변론에 첫 증인으로 나왔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지난달 16일 6차 변론에서 증언대에 섰다.

헌재 안팎의 관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재판 출석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정미 헌재 소장권한대행은 지난 20일 열린 15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22일까지 대통령 출석 여부를 알려달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대리인단은 다음달 2일 이후 출석을 희망하고 있지만 헌재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헌재가 ‘3월13일 이전 선고’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은 딜레마에 빠졌다. 헌재의 선고를 늦출 만한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박 대통령이 직접 출석하면 국회탄핵소추위원단과 헌재 재판관들의 신문을 받아야 한다. ‘대리인단 총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 헌재가 곧바로 변론 종결을 선언하고 탄핵 여부를 결정할 평의(재판관 전체회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와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향후 전략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상용/고윤상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