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안철수 '정답 모드'-청년 '어색 모드' 현장


국민의당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청년들과 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20일 오후 한국건설기초안전보건 교육장에서였죠. 건설 현장 취업 인력의 의무 안전 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청년 구직자도 많이 교육을 들으러 옵니다.

정규 안전 교육 시간이 끝나자 안 전 대표와 5명의 청년이 대화 테이블에 함께 앉았습니다. 주제는 대표적 일자리 문제 사안인 청년 실업이었습니다. 안 전 대표는 "청년실업 문제는 지금이 바꿀 수 있는 알맞은 시기"라며 "중·단기로 동시 접근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달라고 했죠. 순간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평소 정치 경제에 불만은 많아도, 유력 정치인이 막상 면전에서 말을 해보라고 하니 청년들도 멈칫거리는 분위기였죠. 안 전 대표도 딱딱한 분위기에 표정이 다소 굳었습니다.
한 청년이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대학생들이 단기적으로 돈을 벌려면 건설업 소위 노가다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죠.

첫 의견이 나오자 안 전 대표도 마음을 놓는 눈치였습니다. 이내 특유의 '진지 모드'로 정답과도 같은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학교 장학금만 지급되니, 그보다 중요한 생활비는 정작 본인이 해결해야 됩니다. 또 장학금이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기업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청년이 비정규직 해결책에 대해 물었습니다. 안 전 대표 특유의 분석적 설명이 이어집니다.

"대기업이 정규직이 일해야 할 직무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규직이 할 직무라고 못 박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질문을 한 청년은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해결책 같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일을 하지만 소속이 다른 경우가 많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계약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생긴다"는게 그 이유였죠. 안 전 대표는 이내 "앞으로 청년 고용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고 상황은 마무리됐습니다. 다시 어색한 분위기가 고조되자 교육원 관계자가 나서 청년 질문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대화는 일선 현장에서 청년 실업 및 고용 문제에 시달리는 젊은 층의 의견을 경청하는 차원에서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경청은 좋았지만 기대만큼 속 깊은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안 전 대표 특유의 진지함 그리고 분석적 서술 화법, 교과서적 정답 도출 방식 등은 청년들이 속내 깊은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게 만드는 한 요인으로 보였습니다.

안 전 대표님. 청년과 함께 좀 더 웃으시고, 청년에 좀 더 맞장구도 쳐주시고, 좀 더 청년의 손과 마음을 어루만지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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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 김민성,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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