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글서 주류 언론들 향한 적대감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또다시 주류 언론들을 "미국인들의 적(敵)"으로 규정하며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미디어(망해가는 뉴욕타임스, NBC, CBS, ABC, CNN)들은 나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들의 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트윗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저택에 도착한 뒤 몇 분 뒤 올린 것이다.

오후 1시31분(동부시각)에 쓴 첫 트윗글에서 가짜뉴스 미디어를 뉴욕타임스와 CNN, NBC로 규정했다가 16분 지난 후 CBS와 ABC도 추가한 것.
트럼프 대통령이 주류 언론들을 '국민의 적'으로 몰아세운 것은 전날 자신의 기자회견 내용을 비판적으로 다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으로 낙마한 앤드루 퍼즈더를 대신할 새 노동장관 후보 알렉산더 아코스타를 '짧게' 소개하려다가 77분가량 회견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측근들의 러시아 유착 의혹과 정보기관의 정보 유출, 언론 비판, 대선 결과 등 온갖 재료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회견 내내 언론을 향해 "가짜 뉴스"라며 독설과 불만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의 초반 혼돈 양상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사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정보기관의) 정보유출은 사실이고, 뉴스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유착설과 관련해서도 "여러분들이 러시아에 대해 원하는 대로 말해도 된다.

그러나 그건 허구의 가짜뉴스다"라고 했다.

그는 여러 차례 "모두 다 가짜뉴스"라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CNN방송 기자가 "대통령께서 우리 회사를 '가짜뉴스'라고 했는데…"라며 질문을 시작하자, 말을 가로채며 "(그러면) 말을 바꾸겠다.

'진짜(very) 가짜뉴스'"라고 면박까지 줬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류 언론들을 종종 야당이라고 부르고 자신의 대통령 어젠다 방해세력이라고 책망하긴 했지만, 이번처럼 적국이나 테러단체에 사용하는 어휘를 사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